마케터의 철저한 전략
돈 좀 벌어보겠다고 전국을 돌며 폭풍행보를 좀 했더니 (물론 이건 제 커리어 탓이겠지만) 요즘따라 출마하냔 얘기를 가끔 하시는데요. 예전에는 너무 불편한 얘기였는데 이젠 다들 아닌 거 아시니까 편하게 셀프 디스하듯이 얘기하고 다니네요. 오늘도 마치 선거를 앞둔 정치인마냥 소소한 기부를 하고 왔습니다.
(여담으로 우리가 이런 소소하지만 유쾌한 기부를 많이 해야 삼류 정치인들이 선거철에 이런 거 해도 티가 안날 테니 우리 모두 분발합시다!)
오늘 월드비전과 함께 다녀온 곳은 애서원이라고 제주에서 한부모 가정, 특히 홀로 아이를 키우는 어머니들을 돕는 곳이었어요. 제 이름을 보시더니 바로 세례명이냐고 물으시는 자매님이 원장님이셨어요. 우리가 또 학연, 지연, 혈연, 그리고 교연(?)은 그냥 넘길 수 없잖아요?
사실 애서원은 태리타운의 손님을 통해 이미 알고 있던 곳인데요. 단순히(이 일 자체가 단순하진 않지만) 비혼모를 케어하는 곳이라고만 알았는데, 업력이 긴만큼 이들의 라이프 사이클 모든 곳에 녹아든 사업이 다양하더군요. 어머니들이 일하는 사업체며, 살 수 있는 집은 당연하고, 아이들이 호텔 수영장을 즐길 수 있게 여름 휴가도 함께 가고, 심지어 축구 아카데미도 운영하시더라고요. 대개 생각하는 아빠들의 역할을 하신 셈이죠.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여성에게 닥친 위기의 한순간이 아니라 어머니들과 아이들의 삶 전체에 걸쳐 사업을 진행하는 모습을 보면서 내가 벌인 일의 사이즈는 일도 아니구나 싶었죠. 이 정도로 힘들다고 징징대다니- 스스로에게 살짝 창피하기까지 하더군요.
시청에서 근무할 때도 요런 류의 사진 찍을 때는 몰래 숨거나 뒤로 빠질 정도로 소름끼치도록 어색해하지만 누군가에게는 필요한 ‘절차’이기에 해야 한다면 태리타운답게 하고 싶어서 의례하는 하트 대신 모자를 신나게 날리고 왔네요. 그리고 원장님이랑 약속을 했습니다. 앞으로 시즌 신상 나올 때마다 적은 양이지만 조금씩 들고 찾아뵙기로.
분명 저는 제가 가진 걸 놓고 왔는데 돌아왔더니 팬이라고 자처하며 저를 기다려준 멋진 친구와 한산하던 카페에 간만에 손님이 (제법) 그득했고, 스토어 주문도 평소보다 많이 들어왔더군요. 사실 전부 육지에서 온 주문이라 오비이락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저는 조금 다르게 생각합니다. 단순한 우연의 순간이 아니라 그동안 쌓아왔던 일들의 집합이란 것을요. 그리고 우리가 나눌 때 더 얻을 수 있고, 더 멀리 갈 수 있다는 것을 또 한 번 증명해준 날이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제가 십 여 년 동안 마케터로 살면서 얻은 마케팅 전략이자 생존법입니다. 그냥 하는 허세나 플렉스가 아니라 살아남기 위해 철저하게 기획되고 준비된 전략인 것이죠. 그러니 저희와 함께 이 전략에 동참하실 분들을 찾습니다. 언제든 연락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