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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영웅 Apr 19. 2024

강아지들을 위해 집을 짓는 도그포비아

위악보단 위선이 세상을 구한다

저는 개를 무서워합니다. 그래서? 그래도?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당한 접속사를 찾진 못했지만, 제주의 열악한 환경에 놓인 강아지들을 위해 루프 우프 프로젝트를 시작합니다.


이른바 제주 마당견 주거환경개선 프로젝트 I need a roof, woof!(집이 필요해, 멍멍!)

모자 판 수익금 전액을 열악한 환경에 놓인 제주 마당견들의 집을 지어주는 데 쓰려고요. 많이 뜬금없죠...? 개를 무서워하는 제가 강아지 집을 짓겠다니.


제주에 온지 얼마 안 됐을 때인데 비가 억수 같이 오는 날 플라스틱 박스에 몸을 기대서 비를 피하던 강아지를 봤는데 안됐다는 마음이 들었지만 다가가지 못하고 결국 그냥 외면한 적이 있었어요. 스스로가 살짝 비겁하면서도 뭐랄까, 찌질하게 느껴졌달까요?


그냥 불편한 기억으로 담아뒀는데 제주는 워낙에 어딜 가든 주인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반려견들을 자주 만나게 되죠. 그럴 때마다 제 찌질함을 되새김질하게 되더군요.


그래서 고민을 하다가 그냥 무작정 캠페인부터, 심지어 모자까지 디자인을 해버렸죠. 처음에는 단순하게 유기견을 위해 수익금 일부를 기부할 목적으로 진행해 오다가 알음알음으로 공길언니로 더 유명한 고인숙 대표님을 알게 되고 고대표님의 원 포인트 첨삭으로 기획을 전면 수정! 마당견, 그러니까 주인이 있지만 열악한 환경에 처한 강아지들을 먼저 돕는 프로젝트로 바꿨죠.

“유기견을 보호하는 지름길은 반려견의 행복을 챙기는 것”이란 말씀이 제게는 큰 울림으로 다가오더라고요. 전혀 생각치 못한 접근이었으니까요.


여전히 빚도 많고 대출금 이자를 갚기 위해 열심히 강연과 컨설팅을 뛰고 있지만 그 어느 때보다 신나는 요즘입니다. 아내는 저의 이런 이중성을 보며 혀를 차지만, 퍼스널 브랜드 컨설턴트로서 스스로를 분석해보면-


현실감각을 상실한 채 선민의식으로 똘똘 뭉친,

게다가 시대에 뒤떨어진 계몽주의적 태도를 취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속적인 욕망으로 똘똘 뭉친

예쁜 옷 좋아하고 모자는 보는 대로 족족 모으기 바쁜 그런 사람이더군요.


쉽게 말해 좋은 일 하는 자신에게 흠뻑 취한 나르시스트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악보다는 위선이 세상을 구한다는 믿음으로 앞으로도 모자를 파는 족족 세상을 위한 일을 해보려고 합니다.  혼자선 구할 수 없지만 사람 부자인 제게는  든든한 헬퍼들이 많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하고요.


고인숙 대표님뿐만 아니라 이번 프로젝트에 영감을 준 태리타운 앰버서더 커플(?) 올리버와 린지님께 감사드립니다. 이름까지 선뜻 빌려주셨어요! 또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역시나 앰배서더이자 가죽공예가인 영건님께서 올리버 홍보를 위해 귀여운 강아지 두 마리를 직접 만들어 주셨습니다.

여름이 오면 만 2년이 되는데요. ‘모자 만들어서 뭐할 건데?’라는 질문을 여전히 들어요. 전 하고 싶은 이야기들, 캠페인들을 마구마구 펼치고 싶어요. 돈 벌면서 세상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는 것만으로도 모자를 만드는 이유는 차고 넘칩니다.


그렇습니다, 그럴려면 태리타운이 살아 남아야 합니다. 자, 여러분 이제 뭘 해야하는지 아시겠죠? 서머코듀로이 신상인 올리버 구매하러 가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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