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부모가 되기 전에는 아이 싸움이 어른 싸움된다는 속담을 이해하지 못했다. 학교에서 선생으로 일하면서도 하찮은 아이들의 장난과 싸움이 이해심 부족한 그리고 이기적인 부모들로 인해서 어른 싸움으로 커진다고만 생각했다. 그러던 내가 부모가 되고 아이가 어린이집에 다니게 되었다. 같은 반에는 아끼는 동생의 아이가 다니고 있었는데 어느 날 그 아이가 우리 아이를 물어버렸다. 그리고 그 일을 이해심 부족한 이기적인 내가 어른 싸움으로 키우고 말았다.
안선모 글, 강경수 그림/ 청어람주니어
새로 전학 온 시우는 내성적이고 소심한 모범생이다. 맞벌이하느라 바쁜 부모님 말씀을 잘 듣고 학교에서도 선생님의 예쁨을 받는 어린이다. 새 학교에서 만난 유민이는 시우와 정반대의 성격으로 나쁜 일이라고는 없어 보이는 학교 최고의 장난꾸러기다. 하굣길에서 시비 거는 형들로부터 유민이가 시우를 구해준 이후, 시우는 재미있고 긍정적인 유민이가 좋아져 둘은 단짝 친구가 된다. 어느 날 점심시간 유민이 따라 점심을 1등으로 먹은 시우가 빈 교실에서 장풍 쏘기 놀이를 하다 혼자 넘어져 왼쪽 볼이 퉁퉁 붓고 피멍이 드는 일이 생긴다. 상황을 모르는 친구들과 선생님은 유민이가 시우를 다치게 했다고만 생각하게 되고 당황한 시우는 제발에 넘어진 것을 말하지 못한다. 결국 장풍 쏘기 바람맞기 연기 놀이는 엄마들의 싸움으로 번지게 된다.
아이들의 일에서 엄마들이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또 괜찮다고 대답 하지만 사실은 미안하기만 하다거나 정말로 괜찮다고 말하기는 힘들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아이가 그렇게 행동한 것에는 이유가 있을 것이고, 어쩌다 생긴 일에 우리 아이가 낙인찍힐까 걱정되는 마음이 들 수 있을 것이다.(아직 이 입장이 되어보지 못해 미쳐 다 헤아릴 수 없을 것 같다.) 예민한 부모가 되기 싫어 굳이 괜찮다고 말한 엄마도 사실은 얼마나 아플까 덧나지는 않을까 제발에 넘어진 상처보다 괜스레 더 걱정하게 되는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정작 아이들은 돌아서면 괜찮아지는 데 어른들은 한 번 생긴 일에 다시금 시우와 유민이처럼 "우리는 괜찮아요" 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싸움구경 삽화 중 어른 싸움이 되었던 우리 아이의 싸움은 한참이 지나서야 "우리는 괜찮아요" 할 수 있었다. 진짜 아이들은 돌아서서 어린이집 사진에서 함께 즐겁게 웃고 있었는데 정작 나는 그러지 못했다. 시우와 유민이의 "우리는 단짝 친구니까요"까지는 아직 되지 못했지만 어쩌면 다시금 말할 수 있는 날이 올 수도 있겠지?
시우 엄마와 유민이 엄마의 싸움을 어른들이 꼭 한번 구경해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