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 살아가기 위해 고민하는 그 기나긴 밤

긴긴밤 - 루리

by 매콤한새우깡

다 지나버린 오늘을 보내지 못하고서 깨어있어.
누굴 기다리나 아직 할 일이 남아있었던가.
그것도 아니면 돌아가고 싶은 그리운 자리를 떠올리나.
(아이유, '무릎' 중)


이 시대에 어른으로, 직장인으로, 엄마로서 살면서 부쩍 다 지나가버린 지난 시간들을 떠나보내지 못하고 목적도 없이 깜깜한 한밤중에 나 홀로 사색의 우주를 헤맬 때가 많다. 잠을 미루고 해야 할 일이 있는 것도, 사무치게 그립고 보고 싶은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닌데 나는 왜 지난밤 쉬이 잠들지 못하였을까. 아직까지도 모든 것이 불확실해 보이고, 이 나이 되도록 뭐하나 이룬 것 없어 보이는 실패한 인생이 아닐까 하는 두려움과 누구에게도 이해받지 못하고 있다는 외로움이 긴긴밤 나를 홀로 정처 없이 생각의 늪을 헤매게 한다.


긴긴밤 - 문학동네 제 21회 어린이문학상 대상작

긴긴밤은 코끼리 고아원에서 자신이 코끼리라고 생각하며 자라던 노든이 바깥세상으로 나와 겪는 이야기이다. 세상을 누비며 아내를 만나고 딸을 낳지만 인간에 의해 아내와 딸을 잃고 세상에 하나 남은 흰바위코뿔소가 된다. 동물원에서 만난 펭귄 치쿠와 전쟁으로 폐허가 된 동물원을 탈출하지만 치쿠마저 떠나고 치쿠가 보살피던 버려진 알과 둘만 남게 된다. 바다를 찾아 노든과 버려진 알에서 태어난 이름 없는 펭귄은 수많은 긴긴밤을 함께 하며 나아가는, 수도 없이 부서지며 일어서는 이야기다.


두려웠다.
하지만 나는 홀로 수많은 긴긴밤을 견뎌 내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리고 긴긴밤 하늘에 반짝이는 별처럼 빛나는 무언가를 찾을 것이다.


인생에 대한 알 수 없는 두려움과 막막함, 외로움에 잠 못 드는 이들이 있다면 이 책을 건네고 싶다. 펭귄을 노든이 따뜻하게 안아주었던 것처럼 따뜻하게 손을 잡아주고 싶다. 그리고 우리 모두 그러하다고 다들 그렇게 산다고, 결국 우린 긴긴밤을 보내고 나의 바다에 다다를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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