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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운트 Feb 16. 2022

고전을 편애하는 이유

《평균의 마음》, 이수은

《평균의 마음》은 독서 에세이입니다. 그것도 '고전' 독서를 다루고 있어요. 가뜩이나 책에 대한 책은 어려운데, 더 어렵고 낯선 고전을 다룬다고? 하지만 유머와 지적인 통찰이 이렇게 적절하게 어우러진 책은 일단 손에 잡으면 끝을 보지 않고는 내려놓을 수 없죠. 정말 유니크하고 재미있습니다.


저자가 얼마나 많은 책을 넓고 깊게 읽고 고민해서 자신만의 언어로 소화하는지 놀랍습니다. 문학뿐만 아니라 철학, 과학, 경제학을 넘나들며 펼쳐놓는 이야기에 푹 빠져 읽었어요. 그래서 익히 (제목만이라도) 잘 알고 있던 《프랑스 중위의 여자》《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레미제라블》《돈키호테》 등에 대해서도 새로운 관점을 얻게 되었고, 무엇보다 조지 엘리엇의 《미들마치》를 꼭 한번 제대로 읽어보고 싶어졌습니다.


"서로 이해하며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주는 정다운 돈키호테와 산초처럼, 세상살이에 닳아가는 자신을 안쓰러워하는 만큼 그 아래 억눌려 지내야 하는 엉뚱하고 제멋대로인 당신 자신도 조금만 더 사랑해주시길." - 본문 중에서

저자가 "편파적이라는 비난을 흔쾌히 감수할 만큼 그리스신화가 더 좋다"고 고백하며 그리스신화를 편애하는 이유를 여섯 가지로 정리한 부분은 정말 압권입니다. 이렇게 좋아하는 마음을 누가 감히 비난하겠어요. 오히려 같이 좋아하고 싶어지겠죠. 

또 "발자크를 사랑한다. 내가 누굴 사랑하든 별 관심은 없으시겠지만, 발자크를 사랑하는 이유만큼은 꼭 한번 궁서체로 적어보고 싶다"고 말하고는 바로 '내 글 때문에 사람들이 그를 더 싫어하게 되면 어쩌지'하고 걱정하는 모습에 웃음이 나와, 역시 또 좋아하고 싶어지네요. 《평균의 마음》은 이렇게 매력적인 책이랍니다.


"싫어하는 작가와 작품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워두고 있다. 싫은 이유를 설명하는 것이 좋아하는 책에 대해 이야기하기보다 훨씬 어렵기 때문이다"라는 저자의 의견에 100퍼센트 동의해요. 그래서 아운트도 좋아하는 책을 자신있게 소개하고 권하고 있죠. 언제나 그런 마음을 잘 이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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