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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운트 Apr 18. 2022

기꺼이 즐기고 싶은 혼돈과 경이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룰루 밀러


"내가 물고기를 포기하면 얻게 되는 게 뭔지 나는 아직 몰랐다." - 본문 중에서


이 책을 한마디로 소개하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어류에 관한 과학책일 것 같다는 첫인상과는 달리, 괴짜 또는 괴물이라고 해야 할 외골수 과학자 데이비드 스타 조던의 롤러코스터 같은 삶을 다룬 전기이기도 하고요, 삶에 대한 절실한 호기심에 사로잡힌 한 저널리스트의 집요한 탐구의 기록으로도 읽힙니다.



또한 이 책을 그렇게 한마디로 소개하는 것은 불필요한 일이기도합니다. 이 모든 것이기도 하고 읽는 사람에 따라서는 전혀 다른 새로운 의미로도 해석될 만한 책이기도 하니까요. 그만큼 다층적이면서도 자유분방하고, 도발적이면서 연민과 설명하기 어려운 슬픔도 느껴집니다.



놀라운 혼란과 혼돈이 이어지는 가운데, 마지막 에필로그에 다다라서는, 처음 페이지로 돌아가서 다시 한번 읽고 싶어졌습니다. 그러고 보니 프롤로그 첫 페이지에 이런 문장이 나오기도 하네요. "혼돈이 그 사람을 집어삼킬 것이다." 이 책에 한해서 말한다면, 기꺼이 즐길 만한 혼돈이라고 생각해요.



매우 독특하고 색다른 재미의 책입니다. 흡인력과 위트를 가진 문장들도 매력 있고요. 각 챕터마다 삽입된 스크래치 기법의 일러스트 역시 훌륭하니 꼭 확인해보시고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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