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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운트 Apr 20. 2022

버리고 버릴수록 더욱 단단하고 편안하게 남는 것들

《작고 단순한 삶에 진심입니다》, 류하윤, 최현우

'작고 단순한 삶'이라는 말은, 그 자체로는 참 쉽고 편안한 의미죠. 떠올리기만 해도 기분이 좋고요. 그런데 한편으로는 그렇게 사는 건 어렵게 느껴지지 않나요. 우리는 우리 삶이 더 커지기를, 무엇이라도 많아지기를 내심 바라고 있으니까요. 그런데 정말 그게 나한테 맞는 것, 내가 원하는 것일까요.


'동해의 8평 원룸에 책상 하나 두고' 사는, 류하윤, 최현우 두 분('단순한 진심')의 책 《작고 단순한 삶에 진심입니다》는 '소소익선', 그러니까 적으면 적을수록 좋은 미니멀리스트의 생각과 생활을 담백하게 전해줍니다. 무엇보다 '둘이어서 가능했다'고 말하는 점이 눈길을 끌었는데요, 작고 단순한 삶은 혼자일 때보다 함께일 때 더 힘들지 않을까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서로 마음의 문을 열고 무슨 일이든 기꺼이 같이 하는 생활, 무리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편안하게 진심으로 받아들이려는 두 분의 태도가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들이 마당과 옥상이 딸린 24평 단독주택에서 8평 원룸으로 이사하며 버린 것은 단지 가구나 가전, 옷가지들뿐만이 아니었을 겁니다. 3분의 1만큼 공간이 줄어든 만큼 청소가 쉬워지고 생활비도 아끼게 되었지만 그보다 더 많은 것을 갖게 된 것도 분명합니다. 저자들은 '군더더기는 덜어내고 알맹이만 남겨가는 과정'이라고도 표현하는데요, 과연 책을 읽다보면 신기하게도 버리고 버릴수록 왠지 단단해지고 편안해지네,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지금 나는 거의 불안하지 않다. 그렇게 된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변화는 '내게 안정적인 삶'이 무엇인지 스스로 설명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 본문 중에서



나에게 맞는 속도, 내가 설명할 수 있는 방식, 나에게 편안하면서도 타인과도 함께할 수 있는 생활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조금씩 연습하고 시도하고 바꾸어볼 때 가능해질 거예요. 조금은 번거로울지도 모르고 다른 이들에 비해 느려지거나 외면받을지도 모르지만 필요하다면, 내 마음이 작고 단순한 삶을 원한다면 해보는 거죠. 나를 위한 변화를 계획하는 데 도움이 되실 이 책을 권해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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