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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운트 Apr 11. 2022

바로 지금 우리의 문학

《2022 제13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임솔아 외


지난 1년간 다양한 매체를 통해 발표된 중단편 중 엄선된 7편이 묶인 《2022 제13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동네서점 에디션)을 소개합니다. 특히나 등단 10년 미만의 '젊은 작가'들의 작품이라는 점이 특징이죠. 올해 대상은 임솔아 작가님의 작품이지만, 7편의 작품들 모두 우열을 가릴 필요 없이 개성이 강하고 재미있습니다. 



각 작품의 첫 문장 또는 마지막 문장들을 한번 볼까요.


� "이원영은 초파리를 좋아했다. 초파리의 날개와 눈을 특히 좋아했다. 투명하고 얇은 날개는 성당에서 보았던 스테인드글라스를 닮았다." - 임솔아, 〈초파리 돌보기〉


� "이 글은 대파 한 단이 육천칠백원 하던 시절, 세상으로부터 버려질 위기에 처했던 모모의 이야기다." - 김멜라, 〈저녁놀〉


� "쓰면 좋겠어요. 우리에 대해 쓰면 좋겠어요." - 김병운, 〈기다릴 때 우리가 하는 말들〉


� "그 들개는 아주 사납다고 알려져 있었다. 그 역시 아주 개 같았다." - 김지연, 〈공원에서〉


� "친구 주희의 빈 아파트에 처음 온 날, 미애는 대충 짐을 푼 다음 여섯 살짜리 딸 해민을 데리고 아파트 노인정으로 갔다." - 김혜진, 〈미애〉


� "진우와 서인은 끝없이 펼쳐진 붉은 흙 위를 달리고 있었다. 옆으로 에뮤 떼가 지나가기도 하고, 개를 닮은 딩고가 가만히 앉아서 둘의 차를 바라보기도 했다." - 서수진, 〈골드러시〉


� "그해는 새의 해로 기록될 것이다. 십만 명의 사람들이 증발되고, 새의 번식이 급증한 해." - 서이제, 〈두개골의 안과 밖〉


바로 나와 내 가족의 문제를 조심스럽게 다루는 작품, 유쾌하고 전복적인 발상이 돋보이는 작품, 누구나 한 번쯤 겪어보았을 법한 폭력에 대한 이야기, 인정하기에 힘들지만 어쩔 수 없는 잔인한 우리 일상, 형식과 내용의 실험성이 돋보이는 작품 등 다양한 매력을 한 권으로 만나볼 수 있어서 정말 즐거운 독서였습니다. 일곱 분의 작가님들 다른 작품들도 계속 기다리고 찾아보게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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