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고 일하고 사랑을 하고》, 최지인
아운트에서 처음으로 소개하는 시집이 되겠네요. 최지인 시인의 두 번째 시집인 《일하고 일하고 사랑을 하고》입니다. 제목처럼 시집 속 화자는 평범하게 일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이 말은 곧, 쉬지 않고 열심히 노동을 해도 불안과 가난에서 크게 멀지 않다는 의미이겠고요, 세상은 쉽게 변하지 않을 것이 분명해서 조금은 절망스럽기도 하지만 옆에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기에 견딜 만하다는 것이겠죠.
시어들은 구체적이고 현실적입니다. 각 시편들을 읽다 보면 뉴스나 다큐멘터리 속 한 장면이 떠오르기도 하고 나 또는 직장 동료의 이야기와 비슷하네, 하는 생각도 듭니다. 1990년생 시인이 자신의 이야기와 바람과 슬픔을 꾹꾹 눌러 써내려간 시구나, 하는 느낌도 강하게 듭니다. 그래서 더더욱 많은 분들께 권해드리고 싶은 시집이에요. 밥벌이의 고단함과 소중함을 잘 아는 우리가 함께 나눠 읽고 싶은 시들이어서요.
"우리는 돈이 없고 돈이 없어서 슬프고 슬퍼서 좋아하는 일을 그만둘 것이다." - 시 〈예견된 일〉 중에서
어쩐지 최근 인상적으로 본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의 등장인물들이 쓸쓸히 하는 혼잣말 같은 시구인데요, 하지만 "일하고/일하고/사랑을 하고/끝끝내/살아간다는 것"(〈컨베이어〉 이상 무엇이 더 있을까요, 우리 삶에. 이제 또 새로운 한 주를 맞는 오늘, 최지인 시인의 작품들을 음미해보면 많은 생각이 이어질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