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비슷한 얼굴을 하고서》, 김달님
김달님 작가님의 신작 에세이 《우리는 비슷한 얼굴을 하고서》는 참 아껴 읽게 됩니다. 모든 문장, 모든 페이지가 따뜻하고 다정하면서 사려 깊어서 쉽게 지나가기 어렵네요. 담백하면서도 온기 가득한 이런 글은 참으로 여러 풍경과 감정을 떠올리게 합니다. 볕이 길게 드리운 마룻바닥 같기도 하고 잘 마른 수건에 얼굴을 묻는 느낌 같기도 해요. 나무들 사이로 손을 잡고 산책하거나 자전거를 타고 천천히 달렸던 기억도 나고요.
'한시절 곁에 있어준 나의 사람들에게' 보내는 편지와도 같은 글이기도 합니다. 지금은 만날 수 없는 사람에게 '당신이 선택한 당신의 소중한 삶을 모쪼록 잘 살아갔으면 좋겠다'고 당부하기도 하고, 오래전 쓸쓸했던 옆모습을 떠올리며 궁금해하기도 합니다. 우리 이렇게 사랑하며 웃으며 나이들어가자고, 함께 있을 때도 불현듯 혼자가 되는 당신의 침묵을 사랑한다고 고백하기도 합니다. 어쩌면 작고 작은 하루, 그 시간을 소중하게 여기는 단단한 마음의 사람이 건네는 이야기들이 이렇게 생각지도 못하는 위로가 되네요.
"목덜미가 따뜻해지는 것을 느끼며 남은 길을 걸었다. 결국, 사람에게는 빛이 필요한 것이다." - 본문 중에서
글을 읽으며 가끔 울컥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자주 편안한 미소가 지어졌어요. 아마 이 책을 읽는 사람이라면 대부분 그럴 것이라고 생각해요. 꼭 한번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김달님 작가님의 다른 책 《나의 두 사람》 《작별 인사는 아직이에요》도 함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