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책방 편지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운트 Sep 07. 2022

우리를 달뜨게 하고 계속 움직이고 참여하게 하는 도시

《도시를 걷는 여자들》, 로런 엘킨


프랑스어의 '플라뇌르(flâneur)'는 산책자, 산보자라는 뜻입니다. 보통 도시에서 발견되는, 여유 있는 걸어다니는 사람을 말한다고 해요. 《도시를 걷는 여자들》의 저자 로런 엘킨은 남성 명사인 '플라뇌르'를 여성형으로 바꾸어 스스로를 '플라뇌즈(flâneuse)'로 부르며 선배 플라뇌즈들의 자취를 따라 도시를 걷습니다.



"플라뇌즈는 도시의 창조적 잠재성과 걷기가 주는 해방 가능성에 긴밀하게 주파수가 맞추어진, 재능과 확신이 있는 여성이다. 플라뇌즈는 존재한다. 우리가 앞에 놓인 길에서 벗어나, 우리 자신의 영역을 밝혀나갈 때마다 존재한다." - 본문 중에서




미국 뉴욕에서 태어나 영국 리버풀과 프랑스 파리를 오가며 살고 있는 로런 엘킨은 런던과 뉴욕, 파리, 베네치아, 도쿄를 누비며 도시의 곳곳을 걸어다닙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버지니아 울프, 진 리스, 조르주 상드, 소피 칼 등 여성 예술가들의 자취를 따르고 발견하고 자신만의 지도를 만들어갑니다. 남성 위주의 도시에서 문 밖으로 나와 자신만의 속도로 걸어간 그들의 삶과 작품이 입체적으로 재구성되는 과정이 매우 흥미롭습니다.



지난봄에 아운트 북클럽에서 함께 읽었던 리베카 솔닛의 《걷기의 인문학》과 연결해서 읽으니 더욱 재미있기도 했고요, 새삼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도시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아운트 북클럽에서도 영감을 주는 도시에 대해서, 그리고 새롭게 알게 된 작가와 도시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이렇게 책으로나마 다양한 곳을 걸을 수 있어서 참 좋았고요. 다른 분들께도 권해드리는 수준 높은 인문에세이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내가 원하는 건 '이해(理解)' 또는 '이해(利害)'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