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아버지
그동안 세 번의 부고를 받았고 두 번의 장례식은 참석해야 했습니다. 요즘 길어진 수명에 비해 세 분 다 많이 일찍 세상을 뒤로하고 떠나갔습니다.
매 번 부고는 놀랍고 절망적이고 의문스럽게 전해졌고 나는 정신을 추스르기에 바빴고 약간 허둥댔지만 울지는 않았습니다. 장례식장에서 잠시 눈물이 났지만 나는 흥분한다거나 상주를 껴안고 울어주거나 어쩔 줄 몰라하는 행동은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고인과 상주들에게 조금 미안한 마음이 들 정도였습니다. 나는 평상시보다 약간 무거운 표정을 하고 가만있었습니다. 밥도 먹고 음료수도 먹고 간식도 먹고 그렇게 사흘을 같이 했습니다. 화장장에서 정말 마지막으로 떠나가는 고인을 보내며 오열하고 쓰러지는 상주의 허리를 콱 붙들어 주었습니다. 같이 엎어져 울지 않았습니다.
주님 나는 아직 죽음이 무엇인지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나의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를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삶 속에서 무엇이 소중한 것인지 잘 모르고 사는 것 같습니다. 아마 지금 무엇을 잃는다 해도 느끼지 못해서 슬프지도 않을 수도 있겠습니다.
주님 나를 보았습니다, 어리석은 나를 보았습니다.
고인이 천국 가는 길은 웃으며 보낼 수도 있겠으나 삶과 죽음을 전혀 생각해 보지도 제대로 느끼지도 못하고 살아가는 아주 어리석은 나를 보았습니다. 주님 나의 무심함이 두렵습니다. 이 세상에 내가 머무는 동안 붙들고 싶는 그것이 도대체 무엇이기에 삶의 일부들이 이렇게 사소해지고 무감각해졌을까요. 주님 말씀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