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안과 주름이 이렇게 함께 나에게
대기표를 뽑고 앉아 내 번호를 부를 때까지 귀를 쫑긋 세우고 눈은 사람들을 훑어보고 휴대폰을 본다. 오늘은 나이 드신 분들이 많이 오셨구나. 사이사이 간호사의 질문이 반복된다. 생년월일은요. 깜짝 놀랬다. 아니 뭐라는 거야. 요즘 내 추측이 자꾸 틀리고 있다. 저분이 나보다 어리잖아 그것도 두 살이나. 단정히 차려입고 일 보러 나갔다가 큰 길가 쇼원도우을 곁눈으로 봤다. 내 생각과 많이 다른 분위기의 내가 유리창에 비쳐 보인다. 돋보기 쓰고 보니 없던 주름이 자글자글하다. 물어보니 생긴 지 한참 됐단다. 노안과 주름이 이렇게 함께 나에게 왔구나. 젊게 살아야 한다는 말은 때론 쓸데없이 힘을 쓰게 나를 부추겼다. 날카로운 콧날은 쓸데없이 개성을 부려 보인다. 내가 꿈이 없었더라면 더 좋은 사람이 되었겠다 싶다. 그놈의 헛꿈에 나는 얼빠진 사람처럼 보였겠다. 성실과 겸손하지 못한 꿈은 후회를 많이 남긴다. 짐을 싸야겠다. 그리고 미련 없이 가야겠다 저 노화의 세상 속으로. 쫓겨가는 게 아니다. 그곳이 자연스러워 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