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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리나 Jun 19. 2024

뜨개이야기-2

서서히 드러나는 생각

그 당시 밥하고 청소하고 빨래하는 시간 외엔 실뭉치와 코바늘을 쥐고 있었고 남는 시간은 실을 고르고 주문하는 일에 쓰고 있었다. 가족들이 칭찬과 격려를 많이 해주기 시작하고 거의 일 년이 지나면서 내 가방들이 점점 색깔을 가지고 모양을 드러내게 되면서, 나는 더 내 머릿속의 생각을 표현해보고 싶어 안달이나 죽는 줄 알았다.



뜨개질의 기본을 조금씩 익혀가며 모양이 다듬어져도 나는 계속 비슷한 가방을 만들고 있었다, 사람들이 다른 모양을 이야기해도  귀에 들지도 않았다.    께제일 보기 좋은 걸 어떡하나,  내가 편하게 수 있겠고  나랑 잘 어울릴 것 같은 소지품 그이상이된 작품이라 나도 자꾸 보면서  내가 이런 느낌을 좋아하는구나  싶었다



이런 생각 저런 생각하면서 짠 가방은 그 생각대로 짜여진다. 그게 기쁘다. 어떻게 이렇게 단순하고 정직한 작업이 있는가. 천천히 한코 한코 당겨 짠 가방은 튼실했고 바쁘게 흘려 짠 가방은 모양이 잡히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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