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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F (학교학부모회) 참여 활동

by Aunty Bo

말레이시아에서 MCO 이후 학교도 정상화되어 정상등교가 시작되었다. SOF (Society of Friends)는 학교에서 학부모들이 자발적으로 아이들에게 이벤트를 열어주기 위해 조직된 학부모회다. 모든 행사는 학부모들의 봉사로 이루어지고 아이들을 위한 행사만 관여한다. SOF에서도 이전에 했던 것처럼 여러 이벤트가 기획되었다.


MCO 후 처음 연 이벤트는 크리스마스바자르였다. 친구 중 한 명이 이전 학부모회의 커미티 멤버 중 한 명이었는데 크리스마스바자르에서 봉사해 주길 부탁했다. 학부모회의 엄마들 중 김밥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아, 크리스마스바자르에서 김밥을 만들어 팔기를 원했다.


몇 명의 자원봉사자가 모집되었다. 재료를 각자 준비해서 크리스마스바자르 바로 전날 만나 각자의 재료를 소분해서 다음날 아침 김밥을 만들어 당일 판매하기로 했다. 한국인 두 분과 현지 친구 한 명이 같이 참여해서 만들었다. 처음 참여하는 학교이벤트였는데 엄마들의 쿠키, 케이크 등을 기부받고, 봉사하는 엄마들이 만든 케이크와 쿠키, 캔디를 아이들에게 판매하는 행사였다. 여기에서 나온 수익의 일부를 기부한다고 하고, 나머지는 학생들을 위한 이벤트에 사용되었다. 이게 시작으로 나는 학부모회의 한국한부모커뮤니티를 담당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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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학기가 시작하니 많은 한국학생들이 입학했고 한국학부모분들이 참여하기 시작했다. 대략 학교에 관련된 내용을 정리하여 단톡에 공지로 올려두고 매주 학교소식이나 알림 내용등을 한국어로 알렸다. 학교 제일 큰 행사는 인터내셔널데이였기 때문에 한국부스 준비를 위해 도움줄 봉사자들을 모집했다. 생각보다 많은 한국학부모들이 참여를 신청했다.


각 나라부스에 최대봉사인원이 정해져 있었기 때문에 이제는 오히려 한국학부모들을 다른 나라 부스에서 봉사해 주길 부탁해야 하는 입장되었다. 처음 참여하고 싶어 신청한 학교행사에서 인원문제로 못한다고 할 수는 없었고 봉사인원이 부족한 다른 나라부스에 배정되도록 했다. 한국부스 참여 못하는 한국엄마들도 다른 나라부스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셨다. 다들 열심히 도와주신 덕분에 인터내셔널데이 한국부스가 잘 꾸며졌고 음식도 잘 준비되었다. 인터내셔널데이를 잘 마치고 엄마들도 행사에 참여한 것을 즐거워한 것 같아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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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매니지먼트가 바뀌면서 어지러운 시점이어서 학교시스템도 그렇고 제대로 이루어지는 것이 없었다. 학부모 중 한 명이 나서서 학년별 단톡에 여러 문제들에 대한 내용을 정리해서 올려달라고 했다. 한국 학부모 단톡에서도 여러 문제점에 대한 내용을 모아주길 부탁했는데 한 학부모님이 구글공유파일을 사용해서 정리하자고 제안하셨다. 그분께서 정리해 주신 부분과 그 이후 추가된 문제점들에 대해 이슈별로 다시 정리하여 학교 측에 제시할 백업데이터로 쓰도록 영어로 번역하여 학부모대표로 이야기할 분에게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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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행사는 크리스마스 바자르였다. 이번 크리스마스바자르는 그랜드바자르와 엘프바자르로 진행되었다. 그랜드바자르는 기존과 같은 형태로 진행되었고 엘프바자르는 아이들이 직접 판매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아이들이 직접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행사로 만들어줘 정말 좋은 아이디어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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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 6학년의 프로덕션 준비에 도움을 요청받았다. 원래는 6학년 학부모들이 준비를 시작했는데 준비가 버거워 SOF에 도움을 요청했고 나는 한 친구에게서 프로덕션 리허설과 당일 도와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아는 한국학부모들 몇 분께 도움을 요청해서 함께 갔다. 모든 무대와 뒷배경을 6학년 학부모 중 몇 명과 SOF 멤버 몇 명이 만들었다고 했다. 왜 학교에서 그런 것들을 도와주지 않고 엄마들이 해야 하는지 잘 이해가 가지 않았다.


더군다나 라마단 기간이어서 현지 엄마들은 파스팅을 하는 기간이었다. 파스팅을 하면서 프로덕션 준비를 마치고 리허설과 당일 공연만이 남은 상황이었다. 리허설을 하는데 큐사인에 맞춰서 뒷배경과 소품들을 옮겨야 했다. 전문가가 아닌 엄마들이 하니까 중간에 빠지는 부분도 생기고 무대 바뀌는 장면이 엉성하기게 연결되기도 했다.


공연 당일, 아이들에게 오전엔 메이크업과 헤어를 해주고 공연시간을 기다렸다.


리허설을 한번 했지만 아무래도 손에 익지 않아 무대뒤에서는 큐사인을 기다리면서 무대로 소품과 배경을 옮길 준비를 하고 정신없었다. 공연이 어떻게 끝났는지도 모르겠다. 공연이 끝나자 아이들은 도와준 엄마들에게 꽃과 감사페이퍼를 전해주었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선물이어서 감동이 배가 되었던 것 같다. 6학년 엄마 중 무대 뒤를 돕느라 자기 아이의 공연을 보지 못한 엄마에게 꽃과 감사페이퍼를 대신 전해주었다. 기념으로 간직하면 아이의 공연을 보지 못한 아쉬움이 있긴 하겠지만 좋은 추억으로 기억할 수 있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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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마단이 끝나고 여는 하리라야 행사가 학교에서 있었다. 이 하리라야 행사에서도 도움요청을 받아 행사 준비를 돕게 되었다. 행사 준비하는 단톡에 초대되어 문자들을 지켜보는데 다들 정말 사심 없이 열심이었다. 많은 엄마들이 아이들에게 즐거운 추억을 만들어주려고 밤늦게까지 음식을 만들어 준비하고 데코를 했다.


이번에는 헤나를 해주는 액티비티를 하는데 나는 헤나액티비티를 맡았다. 헤나를 해본 적이 없어서 헤나 디자인을 찾아보았고 프린트해 두었다. 디자인을 보다 보니 다이아몬드 스티커를 붙인 예쁜 디자인이 있어 다이아몬드스티커도 준비했다. 행사당일에는 아는 친구가 바주쿠룽이라는 말레이시아 전통옷을 빌려주기로 해서 당일 갈아입었는데 직접 수작업으로 만든 옷이라고 했다.


헤나를 하려고 헤나팀에 앉으니 다행히 스텐실이라고 부르는 헤나 디자이스티커가 있었다. 스티커를 붙이고 거기에 헤나를 채워 넣으면 되니 훨씬 편했다. 페이스페인팅과 헤나를 아이들에게 해주는데 어린아이들은 헤나보다는 페이스페이팅의 페인트를 사용하는 것이 더 좋았다. 뭉개지거나 모양이 망가진 디자인이 있으면 아이들에게 다이아몬드스티커를 붙여주면 만족해했다.


새로운 문화를 접하는 기분 좋은 즐거운 경험이었다. 몇 년을 말레이시아에 있으면서도 무슬림의 종교와 문화에 크게 관심을 가져본 적이 없었다. 이렇게 하리라야 행사에 참여하여 직접 음식을 맛보고 헤나를 해보고 이야기 듣고 하니 관심도 더 가지게 되고 알고 나니 뜻깊은 행사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파스팅은 굶으면서 못 먹는 고통을 경험해 보고 자기의 조절도 배우는 것이라고 했다.


파스팅이 끝난 이후에는 음식을 준비하여 오픈하우스를 열어 이웃들과 나누어 먹으며 인사도 나눈다고 했다. 아프가니스탄 친구가 아프가니스칸에서는 소나 양등을 잡아 어려운 이웃들과 함께 나누어 먹는 행사로 하리라야가 굉장히 중요한 행사라고 알려주었다. 우리나라의 설명절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재미있는 것은 종교와 문화는 다르지만 추구하는 보편적 가치 (어려운 이웃과 나눔)는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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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 동안 학교에서 열리는 학부모회 활동에 참여하다 보니 시간이 정말 금방 흐르게 되었다. 각 행사마다 특징이 있고 아이들과 즐겁게 즐길 수 있는 기회가 있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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