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화. 돈 안들이고 경매 배우기
돈을 벌려면 투자를 해야한다. 주식도 유료 사이트, 책, 전문가 수업 듣는 사람도 많고 돈과 시간을 들여야한다. 만고의 진리다. 이게 내 문제다.
먼저 투자를 해야 돈을 버는 건데 난 돈 벌기 전에는 투자를 안한다. 사업도 초기 자본을 투입해야되는데 그런거 없이 하려다가 시작도 하기 전에 엎어진 경험들도 있다. 거저 먹겠단 심리, 극도의 안전지향 성향이 돈 버는 것에는 걸림돌이긴하다. 그럼에도 사람 안 변한다. 이번에도 그랬다. 공짜로 어쩌면 평생 쓸지도 모르는 부동산 스킬을 난 거저 배우려했다. 시행착오는 있었지만 나름 성공한 내 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책
난 독학했다. 닥치는대로 책을 봤다. 도서관을 4곳 정도 다녔다. 집, 회사 등 동선에 있는 도서관이 4곳 정도였다. 거기 있는 '경매'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는 책은 다 봤다. 싹 다. 부동산, 세금 관련책들은 선별해서 읽었다. 빌려 읽었다가 이건 두고 두고 읽겠다 싶은 책은 샀다. 신작이나 도서관에 없는 책은 샀다. 책을 구매하니 유료경매사이트 1달 이용권이 들어있었다. 이게 나한테는 신의 한 수였다. 책만 이렇게 읽으면 아마 그걸로 끝났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책 읽고 조금 알 것도 같고 모를 것도 같고 딱 그 단계에서 유료 경매 사이트에 가입해서 실제로 물건 검색하고 책에 나온 단어들을 보다보니 다음 단계로 진입한 것 같았다.
보통 유료 정보 사이트는 지역별, 기간별로 이용권 가격에 차이가 난다. 보통 서울이나 수도권 한 달 사용료는 3만원 안팎이다. 희안하게 밥 먹을 때 3만원은 한끼값이지만 이런 돈은 아까워 평소같으면 안 썼을 돈이다.
그런데 공짜 쿠폰까지 때마침 주니 땡큐였다. 그걸로 실전 감각을 익혔다.
여기까지 내가 들인 돈은 책 구매비 3만원 가량. 신작은 온라인서점에서 사지만 두고볼 책은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샀다. 참 감사하게도 전국에 몇 개 없는 알라딘 오프라인 지점과 교보문고가 회사 근처에 있다. 나한테는 참새 방앗간이다. 너~~무 좋아요!! ♥ 알라딘 · 교보 알라뷰 ♥
책을 보고 고를때는 남의 사연팔이에는 짧게 자극 받고 내 지식을 쌓는데 시간을 쓰라고 말하고 싶다. '이래서 벌었다, 저래서 벌었다' 이런 내용 가운데서도 물론 배울 점이 있지만 그런 사례는 빠르게 읽자. 그 사례의 맹점에 주목하라. 왜 그 물건을 골랐는지, 입찰가는 어떻게 쓰는지 (구체적으로), 권리 분석 등 기술적인 측면은 꼼꼼하게 읽자.
카톡 오픈 채팅방
아예 모를땐 질문도 없었는데 알고 나니 궁금한게 생겼는데 물어볼 곳이 없었다. 경매 관련 카페에 가입해서 글을 올렸다. 답변이 달리긴하는데 실시간이 아니라 감질났다. 갑자기 든 생각에 카톡 오픈 채팅방을 찾아봤다. 참여 인원 1천명 가량의 활성화된 방이 있었다. 요즘은 학원들도 다 무료 오픈 채팅방을 열어서 꽤나 많은 방들이 1천명 이상 참여자가 있는 것으로 안다. 하지만 학원 관련 말고 순수 채팅방이 좋다. 학원 채팅방은 학원 수업 광고가 많고 학원 관계자들이 답을 올려주다보니 일정부분 정보의 검열(?)이 있다는 느낌도 받았다.
오픈 채팅방에 들어가서 이것 저것 물어봤다. 광명 찾은 느낌이었다. 고수들의 꼼꼼한 대답에 많은 도움을 받았다. 사실 문제가 없던 것은 아니다. 톡방에 들어가자마자 공지 사항에는 ‘질문충 사절’이라고 써있었다. 그래서 하나씩 눈치보면서 나눠서 질문을 올렸다. 그때는 초짜라 초보적인 질문을 했을 때 어떤 사람은 그런건 직접 찾아보라고. 먼저 책을 보라고 핀잔을 주기도 했다. 당시 욱해서 “지금 보고 있는데요 ㅡㅡ” 대꾸하기도 했었다. 책보다가 궁금한 점을 올렸는데도 이런 취급을 받기도 했다. 온라인상 공간이니 별사람 다 있겠지…싶어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이 톡방에서 내가 잃는 것보단 얻는게 훨~~~씬 많았으니.
난 SNS도 안한다. 해보려고 했지만 성격상 안맞는다. 온라인에 글올리고 이런걸 못한다. 동호회에서 사람 만나고 이런 것도 안한다. 그런 내가 가입한지 열흘 밖에 안된 톡방에서 정모를 한다는 소식에 평일날 회사끝나고 모르는 동네까지 꾸역꾸역갔다. 치킨집에 조촐하게 모여있는 무리가 있었다. 열 명 남짓. 나 포함 여자 셋에 남자 일곱 정도였다. 나가면서도 경매모임이니 내가 꽤 어린 편에 속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어른들 말씀 잘 듣고 많이 배우고 와야지….라는 생각으로 나갔다. 그런데 왠걸 나는 위에서 두번째였다. 방장 다음으로 내가 연장자였다. 다시 한번 느꼈다. 나는 참 늦었구나. 요즘 MZ는 재테크에 진심이구나… 이 모임은 대체로 서른 중반이 주류였다. 경매, 부동산, 보험 등 활발하게 하고 있는 고수의 향기가 나는 멤버가 있었다. 그는 20대 후반이었다. 아파트, 다세대, 서울, 지방, 매도, 임대 다 해봤더라.당시 나는 3번 정도 패찰을 맛본 상황이라 낙찰 받는 비법 같은 게 알고 싶었다. 입찰가 쓰는 팁이 있는지, 경쟁률 낮고 잘 팔리는 지역은 어딘지, 내가 제대로 하고 있는 건지 등등을 확인하고 싶었다. 궁금증 해소와 나름의 확신, 자신감을 얻었다. 아…나만 이렇게 패찰하는게 아니구나. 내가 하는 방법이 틀리지 않았으니 지금 방법대로 계속 더 해보자. 이런 생각을 갖게 됐다. 그 모임이 아니였으면 내가 틀렸다고 방법을 계속 수정하면서 오히려 시행착오가 길어졌을 것이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톡방에서 많은 조언을 얻고 있다. 인테리어 정보 공유나 법원에 사람이 많은지 등등 소소하지만 요긴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들을 수 있다.
오프라인 학원 강의
보통 경매를 시작할 때 학원부터 가는 경우가 많은데 내 경우엔 반대였다. 하다하다 배울 루트가 없어서 학원 수업을 들었었다. 물론 원데이특강 같은 것이긴 했지만.
집은 한 달에 하나씩 팔 수가 없다. 기다리는 게 대부분이다. 이 기간 동안 자투리 자금을 어떻게 굴릴까…생각하다가 자동차경매를 떠올리게 됐다. 큰 틀에서 경매 범위에서 벗어나지 않지만 시세 조사나 매도 루트 등은 부동산과는 확실히 다르기 때문에 이것도 공부가 필요했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했다. 자동차 경공매는 책이 거의 없다. 경공매 책에 한 챕터 정도 나오고 아예 안다루는 책들이 대다수다. 경매 고수 중에 자동차는 전혀 해보지 않은 사람도 많다. 그러다 보니 자료가 제한적이었다. 시중에 자동차 경매, 공매라고 돼 있는 책은 다 읽었다. 개정판 제외하고 시중에 나와있는 책은 10권이 채 안된다. 그중에 너무 오래된 책 빼면 두세권밖에 안된다. 읽어봤는데도 궁금증만 늘어가고 차알못인 탓에 바로 시작할 순 없었다. 심지어 자동차만 강의하는 곳도 없었다. 정규 과정 중 하루 정도 다루거나 아예 안하는 곳들이 대다수다.
나름 자동차 경공매 고수라는 강사의 원데이클래스를 신청해서 들었다. 하루 3시간 강의에 15만원이었다. 그때는 경매가 어떤 황금알을 낳아주는지 봤기 때문에 그정도 투자는 기꺼이 지불할 의사가 있었다. 90%는 다 아는 얘기였다. 나머지 10%가 15만원이라….이건 좀 생각해볼 문제다.
정확히는 공개적으로 말하기 애매한…불법은 아닌데 약간 편법 같은 노하우 1개, 수강생 특전인 1달간 무제한 이메일 문답. 이렇게 두가지를 얻었다. 주변에 좀 아는 사람이 있으면 강의는 안들었을 것 같다. 하하하하
내 경우에는 이런 단계를 밟아왔지만 각자 맞는 방법이 다를 것이다. 다음 화에서는 유형별 경매 공부 추천 방법을 다뤄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