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화. 빌라 잘 파는 법
4월.
집보러 온단 사람도 없었다. 두세팀쯤 다녀간 것 같지만 실익은 없었다. 슬슬 불안해지면서 단기 매도팁, 집 빨리 파는 방법 관련된 책도 보고 그랬다. 내가 할 수 있는 방법들은
1. 많이 내놓기
2. 당근. 피터팬 직거래 등 플랫폼에 내놓기
3. 팜플렛 만들어서 부동산에 뿌리고 전봇대에 붙이기
4. 복비 올리기
난 첫번째로 2번을 택했다. 쉽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근에 요새 없는 게 없다. 집도 팔고 차도 판다. 이게 될까 싶지만 이렇게 파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당근에 올리는 것은 간단하다. 중고물품 올릴때와 동일하다. 거기에 추가로 집주인 인증만 해주면 된다. 그것도 정부24에 간편 인증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피터팬, 직방, 다윈중개 등 직접올릴 수 있는 곳에는 다 올렸다.
5월
1번 방법을 써야겠다 싶었다. 더 많이 내놓기. 100군데씩 뿌려야한다는 것이다. 무조건 많이.
그때까지 난 동네 부동산는 직접 내놨고 주변 동네 부동산은 네이버지도에서 찾아서 전화로 내놨다. 많아봤자 총 20곳 정도였던 것 같다. 그래도 연락이 없으니 정말 100군데를 내놔보자. 인천에 다 내놓진 않아도 계양구에는 다 내놓자! 라는 생각에 지도를 보고 노가다를 했다.
호기롭게 시작했지만 얼마 못갔다. 카카오나 네이버 지도에는 유선전화 번호만 있는 경우가 많다. 일일히 전화를 돌리는 건 많이 못한다. 가끔 부동산 간판 사진에 휴대폰 번호가 있으면 그나마 땡큐였다.
그러다 머리가 나쁘면 손 발이 고생이라는 엄마 말이 떠올랐다. 멍.청.멍.청
네이버부동산에 보면 매물 있고 거기에 폰번호가 있는데…거기는 유선보다 폰번호가 더 많다. 유레카를 외치며 정리했다. 그런데 이것도 하다가 이걸 언제 다하나 싶었다. 그때는 챗GPT나 제미나이 쓸 생각도 못했다. 카페, 블로그를 뒤지니 지역별 부동산 연락처 엑셀이 있길래 그것도 해봤다.
그러다가 딱 내가 원하는 앱을 발견했다. ‘다뿌려’
유선전화 리스트는 무료고 휴대전화번호는 유료로 제공된다. 동별로 나오고 그 앱에서 단체문자 발송까지 가능하다. 한번에 4900원. 월간. 연간 이용권도 있다.
이걸로 인근 부동산 부천 오정동, 검암동, 부평동까지 싹 다 돌리니 100곳이 넘었다.
3번은 시도하지 않았다. 경매책이나 관련 영상에서 매도 기술로 소개하는 경우가 있다. 팜플렛은 칸바 등 템플릿 사이트에서 쉽게 만들 수 있어서 그건 문제가 아니였다. 프린트는 가정용 A4용지가 아니라 전단지 종이로 해야하니 업체에 의뢰하면 10만원 정도면 충분했다. 문제는 누가 전단지를 뿌릴 것이냐. 직접할 엄두가 안났다. 부동산 마다 다니면서 인사하고 나눠주고 오는 것인데 하루 종일 하면 50곳쯤 하려나. 효율도 안나오는 것 같았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매도 과정에서 생기는 작은 일들은 당근 알바를 적극 활용하는게 좋다. 만약에 당근 알바를 구했다면 5만원이면 되는 일이었다.
6월
여기까지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다했다. 그런데도 팔리지 않았다. 6월쯤 됐을 때 내 물건은 이미 묵은 매물이라서 부동산 사장님들의 관심 밖이었다. 손님이 와도 내 집부터 소개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이제 내가 할 일이 아니라 부동산 사장님들이 해 줄 차례였다. 그들을 움직여야했다. 어떻게? 뭐니 뭐니 해도 ‘머니’
집을 내놓고 마는 것이 아니라 주기적으로 부동산사장님들과 유대관계를 쌓아야한다고들 한다. 그동안은 문자를 보내거나 몇 곳에 전화해서 “요즘은 분위기 어떤가요?” 정도 질문하는 간단한 통화가 다였다. 6월부터는 좀 더 적극적으로 복비를 올렸다.
“따블 드릴게요”
이 얘기를 들은 부동산 사장님은 눈썹 하나 안 움직였다. 어떤 곳에서는 대뜸 “그거 빌라 따블해봐야 얼마된다고요. 일만 많지. 여기 아파트 하나 파는게 훨씬 나요”라며 면전에서 면박을 주기도 했다.
생각해보니 2배라고 해봐야 150만원 남짓.
따따블을 불렀다.
그랬더니 몇몇 혹하는 리액션이 나왔다. 시기가 맞아떨어졌는지 모르겠지만 그 후에 더 연락이 자주 왔다.
7월
아! 경매도 아닌가보다…싶었다. 이렇게 나의 첫 경매는 반려빌라만 남긴 채 끝나겠구나…싶었다. 체념할쯤 물건지에서 꽤 먼 지역 부동산에서 연락이 왔다. 그 전에는 집을 보러 온 적도 없는 곳이었다.
“아직 물건있나요? 손님 모시고 가려는데…”
난 기대없이 아직있다고…빈 집이니 편하게 보고 가시라고 말했다.
당일날 “손님이 매수 의사가 있다는데요.” 라면서 본격적인 가격 네고에 들어갔다. 부동산 사장님 왈 경매 단타면 이미 팔고 잔금까지 받았어야 할 시긴데 너무 늦어지는거라고 좀 깎아서 매수자 나섰을 때 팔라했다. 120% 맞는 말이었다. 왠만한 건 다 맞춰드렸다. 무조건 빨리 팔아버리고 싶은 마음 가득이었다.
드.디.어
7월 19일 가계약
7월 21일 계약서 작성
8월 5일 잔금.
이렇게 내 첫번째 빌라 단기 매매가 한 사이클 끝났다.
- 수익 -
11600만원 매수
15000만원 매도
500만원 복비
200만원 이자
매수때 이전등록세, 매도때 종소세 생각하면 2000만원 가량 수익이라 볼 수 있다.
6개월에 2000만원. 한 달에 300만원 남짓인데…이때까지만 해도 경매가 긴가민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