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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고등학교로 유학을 가고 가장 적응이 어려웠던 것은 질문을 하라고 할 때다. 누군가 정의한 '사실'을 생각하지 않고 외우는 데만 익숙해 있던 나는, 내 스스로 생각을 하다 드는 의문을 입 밖으로 꺼내는 이 일이 무척 버거웠다. 그럴 때마다 선생님들은 항상 그렇게 말한다. "질문은 중요하다. 질문의 질이 네 생각의 질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십여 년이 흐른 뒤, 선생이 된 나는 훌륭한 질문을 하는 제자에게 놀란다.
어제는 수업 마지막에 벅찬 감동에 눈물이 터져 나왔다. 영어를 전혀 모르던 제자의 부모님께서 나에게 대신 학교에 전화 좀 하여 입학 신청 진행상황을 물어 달라고 하셨는데, 수업을 하며 제자에게 자기도 할 수 있다고 직접 해보라고 하였더니, 진짜로 수업 후에 학교에 전화를 직접 걸었다. 스피커폰을 켜고 함께 들어주었는데, 놀랍게도 제자는 내 반응 속도보다도 빠르고 자연스럽게 수화기 너머의 외국인 말을 잘 알아듣고 정확히 답변했다! 이를 함께 본 어머님과 나는 어찌나 감격이던지... 제자 본인도 성취감에 뿌듯한지 브이를 지어 보였다. (나는 그러곤 눈물이 글썽글썽...)
그 제자는 수업 시간에 "이 말은 영어로 어떻게 해요?"라고 한번씩 물어본다. 그중 하나는 "어이없다"다. 그 대답은 아래와 같다.
우리말 표현을 영어로 말하려하면, 우리말을 그대로 직역하는 오류를 흔히 범하곤 하는데, '어이없다'는 다행히 바로 대입되는 영어단어가 있다. 바로 ridiculous. 해리포터 마법 스펠중에 하나이기도..!
"벙 찌다"는 말은 이렇게 할 수 있다. "I'm stunned."
때론 너무 놀라 어이가 없기도 하다. 그럴 땐 stagger를 써 말하면 된다. It's staggering. I'm staggered.
"너 정신나갔냐"를 영어로 굳이 말한다면, "Don't be absurd".
참고로, "너 미쳤냐?"를 말할 땐 mad로 말하지 않아요. "Are you mad?"는 "너 화났니?"라는 의미랍니다. 연인간에 말하는 부드러운 말이에요.
부정적인 말만 배워선 안 되겠죠? 아우레오답지도 않고요. ^ ^ 모쪼록, 사람은 저마다의 아름다움이 있음을 인지하는 오늘이 되시길 바래요.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위의 영어 문장들은 소리내어 말씀해보세요. 머리로 외우실 필요는 없어요. 입 근육이 이 말을 하는 데 익숙해지시면, 이 말을 할 상황이 왔을 때 자연스럽게 입으로 나온답니다. 그러니 그냥 낭독하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