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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우레오 배 May 27. 2022

반드시 영어를 잘하게 만드는 일

4달만에 영어를 마스터한 소년의 이야기






본질을 이해하지 못한 사람은 복잡하게 생각한다. 본질을 이해한 사람은 단순하게 생각한다.



왜냐하면 진리는 단순하니까. 



E = mc2

Energy equals mass times the speed of light squared.



이 자연의 법칙을 발견한 아인슈타인은 또 다른 말을 남겼는데, 그것은 나의 유일한 영어 교수법이다.



사랑은 의무보다 더 좋은 선생이다.

Albert Einstein



사랑을 주었다. 제자에게. 진정한 사랑을. 



글을 한 편 썼다. 영어를 가르치는 아우레오라는 사람을 소개하는 글을. 그리고 네이버에 등록했다. 영어회화 학원을. 얼마 뒤 전화가 한 통 왔다. 4학년 아이의 유럽 이민을 위한 영어 인터뷰를 준비해달라는 아버님의 전화였다. 그렇게 쭈뼛쭈뼛, 소년을 처음 만났다. 


소년은 날카로웠다. 어떤 영어를 가르쳐주면, "이건 인터뷰에 안 나올 것 같은데요" 했다. 멈칫. 첫 달은 진땀을 뺐다. 어느 날 소년은 내가 그에게 수업하는 이유를, "돈을 주니까"라고 했다. 울컥, 마음에 비수가 꽂히는 기분. 그날 이후로 며칠을 무척 힘들어했다. 


전심을 다해 인터뷰에 나올 영어를 가르쳤다. 그를 위해 아무것도 없었던 영어의 토대를 쌓았다. 하나의 답을 하기 위해 열을 알아야 하는 법. 언어엔 양이 있다. 그 양이 쌓이면, 절로 나온다. 그 과정에서, 소년은 내 마음을 느낀 것 같다. 사랑의 마음을. 순수한 내 마음을. 아이 같은 내 마음을. 


시간이 흐를수록, 나도 그랬다. 성인밖에 영어를 가르쳐보지 않아서 내심 불안했는데. 아이들만 가르치는 전여친도 나는 내 세계를 이해하는 성인만 가르칠 수 있을 거라고 했는데. 웬걸. 나는 아이였다. 유아교육을 전공하신 소년의 어머니는 나도 아이 같다고 하셨다. 좋은 뜻으로. 수업을 하며 내가 11살이던 시절을 떠올렸다. 그때의 세상을 보는 눈으로 소년을 대하려고. 


어머님께 내가 그랬다. 나에게 교수법이 있다면, <영어책> 뒤표지에 있는 글귀 그것뿐이라고. 



사랑은 의무보다 더 좋은 선생이다.

Albert Einstein



차갑고 이성적이던, 정신연령이 서른은 아닐까 의심되던 소년은 점차 내게 마음을 열었다. 그리고 어느 날 알게 되었다. 소년의 정신연령은 진짜 서른이었다. 그만큼 매우, 매우 영민한 소년이다. 그의 날카로운 눈빛 앞에 서면 내 행동과 표정과 언어가 모두 판단당하는 서늘한 느낌. 그런 사람에게도 통하는 것은 있다. 진정한, 사랑.


소년은 서서히 내 영어 수업을 귀담아듣기 시작했다. 그리고 소년은 영어를 좋아하게 되었다. 스스로 영어를 찾아보고, 수업 시간이 아니어도 영어를 접하고 배웠다. 덕분에 영어에 기초가 전혀 없던, 영어 학원을 한 달 이상 다녀본 적이 없던 소년이 100일이라는 말도 안 되는 시간에 영어를 모두 알아듣고 영어로 능숙하게 말을 하는 상태에 이르렀다. 이 현상이 나도 신기해서, 난 이를 오글거리지만 다른 단어로 부를 수가 없다. 기적.


드디어 결전의 날. 유럽 학교와의 인터뷰에서, 학교 관계자가 그랬단다. 영어를 몇 년이나 공부했냐고. 영어를 너무 잘해서 학교 내 영어를 도와주는 수업은 들을 필요가 없겠다고 했단다. 시차 때문에 밤 10시에 인터뷰를 했는데, 밤 10시 38분에 내 폰의 벨이 울렸다. 소년의 전화였다. 벅찬 목소리로 소년은 인터뷰가 어떠했는지 내게 들려주었다. 나는 문자를 보내달라고 했는데. "부모님께서 내게 주신 이 기회"를 저버리면 어쩌나 걱정하던 소년은 인터뷰를 훌륭하게 해내어 얼마나 커다란 성취감에 벅찰까. 난 이 소년의 인생이 벌써 부럽다. 여러 번을 소년은 말했다. "다 선생님 덕분이에요." 그럴 때마다 내 마음이 뭉클하여, 나는 '*이의 태도가 정말 좋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언어 습득은 단순하다. 이 언어를 좋아하게 되면, 잘하게 된다. 그 언어를 할 환경이 주어지면, 그 언어를 습득한다. 우리가 좋아하는 사람이 있으면 어떻게 하는가. 그 사람에 대해 누구보다도 잘 알게 된다. 내가 좋아하는 것이 있으면 어떻게 되는가. 누구보다도 그것에 대해 잘 알게 된다. 난 학교 다닐 때, 선생님을 좋아하면 그 선생님이 가르치는 과목을 잘했다. 이를 내 교수법에 적용했을 뿐이다. 사람은 자신을 좋아하는 사람을 좋아하니까. 


내가 아직 준비되지 않았을 때, 내 수업에 대한 리뷰는 단 하나도 없을 때, 상담 전화도 참 바보같이 받았음에도, 나를 믿고 자신의 하나뿐인 아들을 이 중대한 일에 맡겨 주신 아버님께 감사하다. 그 아버님의 믿음을 난 저버릴 수가 없었다. 전심을 다했더니, 거창한 단어를 싫어하는 나 같은 사람도 이런 단어를 꺼내 말하게 되었다. 기적. 


참 신기하다. 나와 <영어책>으로 수업을 하고 나면, 매 수업에 별것 한 것 같지 않은데도, 영어를 아주 잘하게 된다. 영어를 배우는 사람의 올바른 태도만 수반된다면 말이다. 게으름과 의심은 성취의 독이다. 일하지 않고 얻을 수 없는 값진 것은 없다. 굴하지 않는 믿음은 바보도 천재로 만든다.



아우레오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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