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결정체가 결혼일까

눈에 보이지 않는 사랑때문에

by 오로라

사람들은 흔히 결혼하면 사랑을 떠올린다. 당연히 배우자가 될 사람을 사랑하기에 선택했다고 믿는다. 대체적으로 그런 편이다. 하지만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다.


결혼 동기는 커플마다 다르다. 심지어 부부끼리도 차이가 난다. 너무 큰 차이만 아니라면 결혼생활을 유지하는데 어려움은 없다.


'이성과의 사랑'


눈에 보이지 않지만 느낄 수 있다. 그래서 결혼한다.


사랑의 감정은 묘하다.

사랑한다고 떠올리면 그 대상에게 매우 허용적이다. 그러나 같은 대상이라도 사랑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순간부터 감정이 싹 달라질 수 있다. 때때로 아주 낯설다. 사랑한 만큼 미워해 꼴도 보기 싫다고 할 정도로 부정적인 예도 있다. 이것을 두고 누구는 배신이라고 한다. 하지만 달라진 입장이나 관계의 변화로 그렇게 될 수도 있는 것이 커플이다. 힘들겠지만 감정은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 낫다.


사람의 감정은 시시각각 달라진다. 그것을 누군가는 변했다고 말할 뿐이다. 동의할 수 없다고 정상이 아니라고 말할 수는 없다. 감정의 변화로 또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다. 같은 대상이거나 다른 이를 뜨겁거나 미지근하게.





사랑하고 결혼하는 시기는 개인마다 차이가 있다. 성인 기준으로 연애를 가장 많이 하는 때는 보통 20~30대이다. 더 어리거나 나이 들어서도 얼마든지 사랑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시기에 이성에게 가장 강한 매력을 느낀다. 그 이유 중 하나는 호르몬 때문이다.


도파민 (dopamine)이 대표적이다. 이 호르몬은 중추신경계에 존재하는 신경 전달물질로 뇌에서 좋은 느낌이 주어 행복유발 물질이라고도 부른다.


도파민이 분비되면 인체를 흥분시켜 의욕과 쾌감을 느낀다. 그래서 젊은 청년들은 호르몬 분비가 왕성한 이 시기에 보다 빨리 사랑에 빠질 수 있다. 뇌 변연계에 도파민 호르몬이 가득 차면 기분이 훨씬 좋아 이성에 대한 호감이 더 적극적으로 변한다. 사랑의 대상을 보면 연애감정을 느끼는 것도 당연해진다.


만약, 사랑을 시작했다면, 이성을 떠올리기만 해도 흥분이 된다. 온 세상이 아름답게 보인다는 허풍같은 말도 이 호르몬의 영향 때문인지도 모른다.




생물학적으로 남자와 여자는 서로 다른 염색체로 구성되어 있다. 당연히 호르몬 분비에서도 차이를 나타낸다. 이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시기에는 성호르몬 분비가 더 왕성하다. 이 무렵 만난 사람과 결혼할 가능성이 보다 크다. 지나고 보면 아닐 수 있어도 당시에는 서로 사랑한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애정이란 감정도 생기지만 호르몬으로 이성에 대한 강한 애착을 사랑이라고 인식한다. 말하자면 의지적으로 의식해서 사랑의 대상이라고 저장한 때문일 수 있다.


연애 후 결혼까지 이어진다면 호르몬의 영향을 받았을 때 만난 사이일 가능성이 크다. 그 시기를 지나고 나서 '아차!'하면 이미 늦은 후회가 된다. 물론 모두가 그 시기에 사랑의 감정을 느낀다고 결혼하는 것은 아니다. 결혼의 의미는 조금 다르기 때문이다.




동물들도 발정기가 되면 짝을 찾아 더 많이 돌아다닌다. 사람도 연애가 하고 싶을 때가 되면 이성을 만나는 기회를 더 늘리는 편이다. 자연스럽게 이성을 만나면 결혼할 확률이 높아진다. 특히, 성관계의 욕구가 커지는 호르몬 분비기에는 이성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이는 게 당연하다. 단지, 동물과 달리 사회적 규범을 더 신경써서 합법적인 관계를 유지하고자 할 뿐이다.


인간은 결혼이란 제도를 이용하여 성적 욕구를 충족하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다. 안전한 가정이란 울타리에서 부부는 애정과 소속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섹스를 경험한다. 배우자와의 성관계가 모두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다. 만족도는 개인에 따라 차이가 난다. 하지만 배우자와의 섹스는 의무이기도 하다.


결혼.png 출처 : 우리는 결혼할 때 서로에게 콩깍지가 씌어야 한다고 한다.

결혼은 두 성인 남녀가 정식으로 부부관계를 맺어 가족을 이루는 행위다. 쌍방의 합의에 의한 것으로 법적 책임과 의무가 반드시 따른다.

결혼의 주요한 법적 기능은 가정이란 공동체 안에서 서로의 권리를 보장하고 혈연관계를 정하는 데 있다. 그래서 배우자를 포함한 자손에게도 합법적인 지위를 준다. 증여나 상속권을 비롯하여 그 사회가 요구하는 것을 정해진 방식으로 제공하여 권리를 누릴 수 있는 자격을 부여한다.


부부 개인은 동의 없이 상대 배우자에게 위법한 행위를 하면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다. 부부는 타인과의 관계와 달리 법적 의무를 준수하는 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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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민법 제826조에 따르면, 부부에겐 동거의무, 부양의무, 협력의무, 정조의무가 있다. 위반할 경우 재판상 이혼 사유가 된다.

최근 결혼을 쉽게 결정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사회적 환경도 원인이지만 책임과 의무에 대한 부담도 큰 측면이 있다.


요즘엔 자발적 비혼을 선택하는 예도 적지 않다. 스스로 결혼하지 않기로 결정한 이와 달리 미혼은 언젠가 꼭 결혼할 의지를 가진 사람을 일컫는다. 서로 다른 의미로 쓰인다. 즉, 미혼은 결혼의 동기를 내포하고 있지만 아직은 배우자가 될 사람을 선택하지 못해 결혼을 안한 상태이다. 이에 반해 비혼은 스스로 결혼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것과 유사하다. 겉으로 보면 둘 다 결혼하지 않아서 비슷해 보이나 심리적으로는 전혀 다르다.


이젠 사랑한다고 반드시 결혼을 선택하지 않는 사람이 이전보다 많아 보인다. 드라마나 영화에서도 비슷한 커플들이 등장한다.


'연애는 필수, 결혼은 선택'이란 말도 낯설지 않다. 연애 경험은 자연스럽게 받아 들이고 싶지만 결혼은 냉정하게 판단한다. 결혼은 당사자간의 협의뿐 아니라 가족의 이해 관계를 포함시켜야 하기에 더 신중하다. 선택의 신중함으로 결혼 상대를 소홀하게 여길 수 없다. 쉽게 이성을 사귀는 것과 결혼은 차이가 있다.


사랑의 시작은 상대에 대한 작은 관심에서 시작될 수 있다. 서로 오가는 사소한 질문에서도 확인된다. 상대에 대한 높은 관심으로 연인이 되면 더 많은 질문으로 서로를 알아간다. 그 과정을 통해 자신과 맞는 배우자가 될 사람인지 파악한다. 처음부터 잘 맞는 사람이라고 느끼면 횡재했다고 봐도 좋다. 그러기 쉽지 않아서다. 비교적 잘 맞기만 해도 다행아다. 잘 맞는 사람과 부부가 되는 사람들의 공통점이 있다. 결혼은 오랜 시간 함께 하기에 생각과 가치, 취미와 특기 등등 차이가 나면 어려움에 처하므로 동질감도 무시할 수는 없다.




사랑이란 감정을 제일 많이 공유라는 커플은 결혼으로 연합한다. 신체적, 정신적, 정서적, 성적 연합을 의미한다. 전쟁 중에도 결혼하는 것처럼 남녀의 사랑은 일상적이다. 하지만 배우자 선택은 쉽지 않다.


2주 전 결혼한 친구의 딸은 8년 정도 연애했다. 딸의 친구들이 2년 전부터 하나 둘씩 결혼하자 돌연 엄마에게 결혼하겠다고 통보했다. 갑작스러운 딸의 말에 많이 놀랐다고.

계속 만나 온 남자친구란 것을 알았지만 이전까진 결혼의사를 물었을 때는 생각이 없다고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의지를 보인 후 결혼식 준비는 일사천리로 이루어졌다. 남자친구와 둘이 알아서 바로 예식장을 예약하더니 결혼 준비까지 척척 서둘렀다.




부모가 물어 볼 때 별다른 대답을 하지 않아 이상할 정도였다는 후문이다. 딸은 친한 친구의 결혼식에 다녀오면서 자신도 결혼을 떠올린 것 같다. 친구의 딸은 대학교 4학년 정도에 남자 친구를 사귀었다. 별도의 소개팅이나 연애를 하지 않아서 늘 남자 친구가 곁에 있는 편이었다. 주변에 이렇게 만나는 이성이 있다면, 그가 결혼 대상 중 하나가 될 가능성이 크다.


만약, 결혼하고 싶은 대상이 없다면 누군가로부터 소개받을 가능성이 크다. 소개받은 대상에 대한 감정이 썩 나쁘지 않으면 만남을 이어가기 수월하다. 곧 결혼까지 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모두가 결혼 적령기로 인식한 나이가 있으나 반드시 그 사람과 결혼하진 않는다. 즉, 사랑의 결정체로 결혼하는 것은 아니다.





때로 결혼동기가 원가족으로부터 나오기 위한 수단일 수 있다. 마치 도피처로 결혼을 선택하기도 한다. 결혼 과정과 이유는 저마다 다르고, 새롭게 살아갈 이유를 가진다.


간혹 누군가는 정상상적인 성인으로 보이기 위해서 결혼한다. 성인 발달과업 중 하나가 결혼이기 때문이다. 즉, 이 시기에 결혼하지 않으면 무언가 부족하거나 이상하게 볼까봐 염려하는 예도 없진 않다. 하지만 이것은 우리 사회의 문화적 압박이라고 생각한다. 타인이 하는 말에 영향을 받는 사람이라면 더 그렇다.


뜨겁게 사랑했던 커플도 결혼하지 못한다. 반대로 서로 사랑하지 않아도 결혼할 수 있다.

결혼이 꼭 사랑을 전제로 하는 것은 아니란 의미가 될 수 있다.


자주 결혼의 조건으로 이야기하는 여러 가지 변수에 따라 최종 배우자를 선택한다. 지금 당장 사랑하는 감정을 느끼지 않더라도 결혼 조건이 좋으면 결혼할 수 있다. 지속해서 부부로 같이 사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이전부터 소위 '액자 부부'라고 부르는 커플도 결혼기간은 제법 오래 유지한다. 두 사람 사이에는 별다른 애정이 없지만 생활을 유지하는데 어려움이 없는 구조다. 각자 결혼 조건으로 생각한 것을 충족하면 생활을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결혼 조건은 사람에 따라 다르다. 예를 들면, 집안, 학벌, 외모, 경제력, 성격 등등.



남들이 볼 때조차 잘 사는 커플이라면 선택을 잘한 것이다. 부러워할만하다.


하루 종일 부동산중개사무실에서 같이 일하는 중년 부부 G를 알고 있다. 고객들이 종종 부부가 매일 함께 붙어 있으면서 업무까지 하면 불편하지 않냐고 질문하거나 싸우는지도 궁금해한다고 말한다. 그럴 때마다 둘은 오히려 왜 그런 것을 물어보는지 모르겠다고 한다. 두 사람은 진심으로 전혀 불편하지 않다고.


매일 함께 긴 시간을 있어도 싸운 적은 거의 없다고 한다. 천생연분이구나 싶었다.

둘은 약 30년 정도 같이 살았다. 기질이나 성격, 행동양식 등이 비슷해 보인다.


어쩌면 연애시절부터 둘은 서로가 잘 맞는다고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결혼 후 지속해서 서로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암튼 부부는 서로에게 여전히 사랑의 감정을 느끼는 모양이다.




결혼의 의미와 조건, 이유, 배우자 선택 기준 등은 각자 다르다.

사랑도 결정체로 이루어진다면 어떤 모양과 맛일까?

마치 설탕이나 소금의 결정체처럼 말이다.

두 물질은 겉으로 보면 흰색이라 아주 비슷해 보인다. 하지만 서로 다른 결정체이다.


설탕은 결정체가 매우 곱다. 그래서 물에 녹일 때 소금보다 훨씬 오래 저어야 한다. 소금은 설탕에 비해 결정체가 커서 보다 쉽게 녹는다.


사랑이란 결정체는 어떨까?

많은 결정의 구성이 있어 보인다. 예를 들면, 관심, 배려, 존경, 인내 등등 수많은 것들이 응집해서 단단해져야 이루어지는 것은 아닐까?

수많은 수증기가 모여 물방물으로 이루어지듯 말이다.

수증기가 물방울이 되려면 일정한 시간이 필요하다. 단단한 사랑도 시간이 필수적이다.


보이지 않는 두 사람의 다양한 감정들이 모여서 이루어진 사랑은 수증기처럼 처음엔 산발적이다. 이내 모이고 또 모여 결정체를 만들어 낸다. 연애의 시간만큼.

연애하는 동안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할 수 있다. 비가 되어 내리고 다시 수증기 결정체가 구름에 갇혀 있듯이 차곡 차곡 쌓아 간다.


그렇게 결정체를 키워나가다 보면 결혼이란 온전한 연합의 경험을 해 볼 용기가 생긴다. 두 사람이 합의가 된다면 둘만이 진정한 연합의 기쁨을 누리게 될 것이다. 달고 묘한 사랑의 결정체를 확인하는 과정이 결혼생활인지도 모르겠다.


지금 이순간 누군가는 묘한 감정으로 시작된 연애를 하고, 결혼을 꿈꾼다. 또다른 누군가는 결혼을 이미 결정하고 준비한다. 또다른 이들은 커플로 계속 있을지 말지를 고민한다.


만약, 결혼한 부부라면 계속 잘 살거나 후회하며 이혼도 고려한다. 그렇게 남녀의 사랑은 처음부터 끝까지 천차만별이다. 하지만 모든 것이 사랑이다. 단지, 자신이 그리는 사랑과 같거나 다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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