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 노블레스 오블리주

재물과 부자에 대해서

by 오로라

사회적 양극화가 심해지면서 부자와 그렇지 않은 사람의 소득 격차뿐 아니라 생활 전반에서 극명한 차이가 드러나고 있다. 최근 국내 주식 시장 활성화에 힘입어 비슷한 이야기도 전해진다. ‘포모’란 말까지 자주 언급된다.


포모(FOMO) ‘Fear Of Missing Out’의 약자로 “좋은 기회를 놓칠까 봐 불안해하는 심리”를 뜻하는 말이다. 주식에서는 이럴 때 나타난다. 어떤 종목의 주가가 급등해서 수익을 낸 사람이 주변에 있거나 뉴스나 유튜브와 같은 커뮤니티에서 계속 주식으로 부자가 된 사람들이 언급되면 평범한 사람들의 생각이 포모에 이른다. 즉, “나만 주식으로 돈을 못 벌고 있는 거 아냐?” 혹은 “지금이라도 들어가야 하는 거 아냐?”란 것이다.

포모 현상은 잘살고 싶은 사람들의 욕망이 내포되어 있다. 즉, 부자가 되어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소망한다. 자연스러운 심리적 반응이다.


재물은 사람들의 삶을 바꿀 수 있을까?

절대적이라고 말할 수는 없으나 상당 부분은 부가 긍정적인 선택을 돕는다. 대표적인 예로 재물이 더 많다면 하기 싫은 일을 하지 않을 자유를 얻는다. 또한 하고 싶은 일을 더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만약, 부자가 가난한 사람을 돕는다면 더 의미 있는 사람으로 평가받을 가능성이 크다. 나눔이 선행으로 비쳐 긍정적인 이미지를 준다. 그 결과 부자는 더 많은 부를 얻게 되는 구조를 가지기도 한다.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


한 번쯤은 들어 봤을 것이다. 이 말은 사회적 지위나 부를 가진 사람은 그에 걸맞은 책임과 도덕적 의무를 져야 한다는 뜻이다. ‘Noblesse’귀족이나 높은 신분의 사람이며, ‘oblige’의무를 지게 한다는 것으로 “귀족은 의무를 가진다”라는 의미다.


현대에서 부자는 재물을 많이 소유한 사람만을 뜻하지 않고, 권력자나 사회 지도층 전반을 이른다. 이들은 자신이 가진 특권을 누리는 것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사회에 기여하고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성공으로 부를 이른 사람이 기부하는 것,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 권력자가 공정하고 도덕적으로 행동하는 것 등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성경에서 재물이나 부자를 어떻게 말하고 있는지 살펴보자.


성경 속 인물 중 부자로 산 대표적인 인물은 구약의 아브라함, 욥, 솔로몬이다. 아브라함은 이삭을 재물로 드리라는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하여 물질적 부를 넘어 번성에 대한 축복도 받았다.


“여호와께서 아브람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네가 있는 곳에서 동서남북을 바라보아라. 보이는 땅을 너와 네 후손에게 영원히 주겠다.” (창세기 13장 14절~15절)



욥은 시련을 통해 극심한 신체적 고통을 경험한다. 그러나 주어진 시험을 모두 겪은 후, 이전보다 더 큰 하나님의 축복을 받고 회복된다.


“욥이 자기 친구들을 위해 기도했을 때 여호와께서는 그를 다시 축복해 주셔서 전에 그가 소유한 재산의 갑절을 그에게 주셨다.” (욥기 42장 10절)


“여호와께서는 욥의 말년에 처음보다 더 많은 복을 주셨다. 그래서….” (욥기 42장 12절)


욥에 대한 재물의 축복은 가축의 숫자로 언급될 정도로 부유했을 뿐 아니라(욥기 42장 12절), 새로 얻은 자식에서 유산으로 분배된 정도였다(욥기 42장 15절).




이와 달리 신약에선 어리석은 부자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부자 청년에 대한 것이 대표적이다. 청년은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 어떤 선한 일을 해야 하냐고 예수께 물었다.


“네가 완전한 사람이 되려면 가서 네 재산을 다 팔아 가난한 사람들에게 주어라. 그러면 네가 하늘에서 보물을 얻을 것이다. 그리고 와서 나를 따르라.” (마태복음 19장 21절)


부자 청년은 예수의 가르침에 근심하며 떠났다. 재산을 다 팔아 가난한 사람들에게 주기 어려웠던 것을 짐작할 수 있다. 떠난 청년을 보고 제자들에게 예수가 이야기했다.


“부자가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낙타가 바늘귀로 통과하는 것이 더 쉽다.” (마태복음 19장 24절)


부자일수록 자족하기가 어렵다는 역설적 반응인 것 같다.


“돈을 사랑하는 자가 그 돈으로 만족을 얻지 못하고 부유하기를 바라는 자가 그 수입으로 만족을 얻지 못하니 이것도 헛된 것이다.” (전도서 5장 10절)


“돈을 사랑하는 것이 온갖 악의 뿌리가 됩니다. 이것을 가지려고 열망하는 사람들이 믿음에서 떠나 방황하다가 많은 고통을 당하고 마음의 상처를 입습니다.” (디모데전서 6장 10절)



성경은 부가 나쁘다고 말하지 않는다. 재물보다 하나님을 더 의지하고 돈이 마음을 지배하지 않도록 경계하라는 것을 강조한다. 왜냐하면, 부(富)와 같은 물질적 축복은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여호와께서 복을 주시기 때문에 사람이 부하게 되는 것이지 노력만 한다고 해서 부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잠언 10장 22절)



하나님께서 주는 복은 단순히 재산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하나님과의 관계 속에서 주어지는 복이다. 즉, 하나님이 주시는 부는 단순한 재물이 아니라 평안과 함께 오는 복을 의미한다.


“우리는 먹을 것과 입을 것이 있으면 그것으로 만족해야 합니다.” (디모데전서 6장 8절)


따라서 하나님께서 후하게 복을 주셨다면 피조물인 사람은 창조주의 목적에 따라 그 물질을 사용해야 한다. 부를 주신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지 말고 감사로 여기고 하나님께 받은 은혜로 여기며 이웃을 사랑하는 일에 써야 한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선한 일에 쓸 수밖에 없는 것이다.




재물을 오로지 자신의 육체를 위해 쓰지 말라고 경계하라고 말씀하고 있다. 재물을 하나님 나라를 드러내는 일에 사용하기를 권고한다. 육체를 위한 것은 썩어지지만 하나님을 드러내는 일은 영원한 생명을 얻는 일과 같기 때문이다.


“자기 육체를 위해 심는 사람은 그 육체에서 썩어질 것을 거두고 성령을 위해 심는 사람은 성령님에게서 영원한 생명을 거둘 것입니다.” (갈라디아서 6장 8절)



만약, 하나님을 믿는다면서도 매우 인색하다면 잘못된 선택을 하는 것이다. 특히, 자신의 영달을 위해서만 재물을 소비하는 예라면 더 그렇다. 그래서 성경은 부자가 되는 것에 집착하지 말라고 강조한다.


“부자가 되려고 너무 애쓰지 말고 자제하는 지혜를 가져라. 재물은 사라지는 법, 독수리처럼 날개가 돋쳐 날아가 버릴 것이다. 인색한 사람의 음식을 얻어먹지 말며 그가 베푼 것이 진수성찬이라도 탐하지 말아라.” (잠언 23장 4절~6절)



유난히 남을 위해 희생하거나 봉사하는 사람이 있다. 만약, 기독교인이라면 당연하다. 신앙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조차 가난한 사람을 위해 자신의 물질을 사용하는데 하물며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받고 은혜를 받은 사람이라면 어찌 가난한 이들을 외면할 수 있겠는가?


하나님의 뜻에 따르지 않는 것이 불순종이다. 하나님은 불순종을 가장 큰 죄로 여겼다. 순종이 제사보다 낫다고 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세상의 부귀영화를 거의 모두 누린 솔로몬조차 말년에 헛되다고 말했다. 왜냐하면 그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할 순종을 끝까지 지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솔로몬은 나이가 많아지자 그들의 꼬임에 빠져 이방 신까지 섬겼으며 자기 아버지 다윗과 같지 않아 그의 하나님 여호와께 그의 마음을 완전히 바치지 못하였다. 그는 시동 여신 아스다롯과 암몬 사람의 신 밀곰을 섬기고 범죄하였으며 자기 아버지 다윗처럼 여호와를 진실하게 섬기지 않았다.” (열왕기상 11장 4절~6절)


솔로몬은 젊은 시절, 백성들을 위해 하나님께 직접 지혜를 구했다. 그 결과 하나님으로부터 지혜와 부, 명예까지 함께 받았다.


“내가 네 요구대로 지혜롭고 총명한 마음을 너에게 주어 역사상에 너와 같은 자가 없도록 하겠다.” (열왕기상 3장 12절)



그러나 왕이 가진 권력으로 이방 아내들을 더 많이 두었고, 그녀들의 우상숭배를 묵인했다. 결국, 솔로몬의 마음이 하나님에게서 떠났다. 지혜는 있었지만, 하나님께 온전하게 순종하지 않았다.


“모든 것이 헛되고 무가치하며 의미가 없으니 아무것도 소중한 것이 없구나.” (전도서 1장 2절)




정리하면, 성경에서 말하는 부는 탐욕이 아니다. 부는 하나님으로부터 오며, 복의 근원은 하나님과의 순종적인 관계이다. 그래서 하나님께 받은 재물이 많다면 그 목적은 나눔으로 선한 일을 도모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 이는 영적 가치가 중요하기에 물질의 축적보다 우선되어야 함을 강조하는 것이다.


“너희는 보물을 땅에 쌓아 두지 말아라. 땅에서는 좀먹고 녹슬어 못쓰게 되고 도둑이 뚫고 들어와 훔쳐 가기도 한다. 너희는 보물을 하늘에 쌓아 두어라. 그곳은 좀먹거나 녹스는 일이 없으며 도둑이 들어와 훔쳐 가지도 못한다. 네 보물이 있는 곳에 네 마음도 있다.” (마태복음 6장 19절~21절)


육신에 따라 살고 순종하지 않는 죄인의 삶의 결과는 죽음이다. 재물이 아무리 많은 부자라도 죽음을 피할 수는 없다. 그것이 인생이다. 솔로몬 왕이 헛되고 무가치함을 말한 이유다.


“재물은 심판 날에 아무 쓸모가 없어도 정직은 생명을 구한다.” (잠언 11장 4절)


“너희는 온갖 욕심을 조심하라. 제아무리 넉넉하다 해도 사람의 생명이 재산에 달려 있는 것은 아니다.” (누가복음 12장 15절)



반대로 하나님을 기쁘게 하는 순종의 결과는 평안이며 영생이다.


“육신을 따라 사는 사람은 육신의 일을 생각하지만, 성령님을 따라 사는 사람은 성령님의 일을 생각합니다. 육적인 생각은 죽음을 뜻하고 영적인 생각은 생명과 평안을 뜻합니다. 육적인 사람은 하나님의 법에 복종하지도 않고 또 복종할 수도 없기 때문에 하나님과 원수가 되고 맙니다. 육신의 지배를 받는 사람은 하나님을 기쁘시게 할 수 없습니다.” (로마서 8장 5절~6절)




따라서 가난하게 살 필요는 없지만, 재물의 많고 적음이나 축복을 자랑할 필요도 없다. 하나님이 만드신 피조물인 사람은 창조의 목적에 따라 살아가야 한다.


“이제 모든 것을 다 들었으니 결론은 이것이다. 하나님을 두려운 마음으로 섬기고 그의 명령에 순종하라. 이것이 사람의 본분이다.” (전도서 12장 13절)



이 땅에서 누릴 모든 복을 받은 것 같은 솔로몬의 깨달음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는 전도서 말씀을 통해 하나님께 구한 지혜보다 더 중요한 것이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이란 것을 강조했다. 우리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하나님을 경외하고 순종하는 일이다. 즉, 하나님은 창조주이며, 우리는 피조물이란 관계를 잊지 않고 살아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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