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가는 그를 어떻게든 잡으려 한다
잘못한 건 정작 내가 아니었음에도
그동안 잘못했다며 어떻게든 그를 잡으려 한다
앞으로 잘하겠다며 어떻게든 그를 잡으려 한다
잡는다고 잡히지 않는 그의 마음을 알면서
울며 보채며 내맘보이며 어떻게든 그를 잡으려 한다
십 년도 넘은 아니 기억조차 잘나지 않던 내 투명했던 시절
그가 드라마 한 장면을 보며 내 생각이 나서 대성통곡했다며 전화를 한다
다행이다 그가 나를 잡아주지 않아서
사랑이라 착각하며 부여잡던 나를 잡아주지 않아서
매몰차게 나를 뒤로하고 떠나 줘서
그저 이별이 두려워 혼자가 두려워 부여잡으려 했던 나를 깨우쳐주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