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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샤스타 Jan 12. 2019

삶과 죽음이 한 곳에

가장 인상 깊었던 여행지를 꼽으라면

걸레 같은 행주로 식당 테이블을 닦고

릭샤를 타라고 3백 미터를 따라오는 사람

멀쩡한 대낮에 엉덩이를 일부러 대놓고 치고 가는 사람

열차 출발시간보다 두세 시간 뒤에 오는 열차

길거리에 즐비한 소똥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인도의 바라나시 '갠지스강'이다

가난한 사람은 장작 값이 비싸 화장도 제대로 못하고 강에 뿌려진다

그들은 그러나 그들의 삶을 불평하거나 슬퍼하지 않는다

이십 대 아무 생각 없이 다녀온 이 곳

반평생을 훌쩍 넘게 살아온 이제야 다시 한번 가고 싶어 진다



아파라

꽃 접시 타고 가는 촛불들

 

눈물겨워라

기도하는 손들

 

아름다워라

강물로 죄를 씻는 몸들

 

덧없어라

타는 시체들

강물 타고 가는 넋들

 

서글퍼라

꽃을 띄우며 떠도는 나룻배


갠지스강의 신새벽 <차옥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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