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간해선 빈자리 없이 빽빽한
출근길 버스에서 오랜만에
자리가 나 앉았다.
서울역을 지날즈음 버스는 교차로에서
신호대기 상태로 서있었다.
도로 화단에 심어진 가로수 나뭇잎이
봄바람에 파르르 나부끼는 모습을
한참 쳐다보았다.
초록이구나. 봄은 진작 와있었구나.
바람이 없었다면 미동 없는
나뭇잎이란 참 보잘것없었을지도 모르겠다.
바람과 나뭇잎 덕분에 기분이 좋아지려 했다.
회사는 가기 싫어도
차창밖 풍경은 꽤 볼만한 그런 날이다.
매일매일 지나치는 똑같은 자리건만
역시 몸이 편해야
심상에도 여유가 생기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