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소녀시대

올리비아의 이룰 수 없는 소망

by HoA

글램핑을 갔는데 한낮에 비가 쏟아졌다.

우리 네 식구는 후둑후둑 떨어지는 빗소리를 들으며 널찍한 침대에 뒹굴다가 자연스럽게 TV를 켰다.

내가 좋아하는 프로그램 유퀴즈에 소녀시대 완전체가 출연한 화사한 영상이 대형 스크린으로 쏟아져 나왔다.

집에 TV를 없앤 지 1년, 애니메이션을 몇 개월 보다가 TV와 절연하게 된 다섯 살 올리비아의 눈에 그녀들이 들어왔다. 소녀시대는 시크릿 쥬쥬의 현신과도 같은 것이었는지 아이는 한참 동안을 미동도 않고 영상을 쳐다보더니 내게 말했다.

"엄마, 엄마도 저 언니들처럼 예쁘면 좋겠어요~!"

그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제이미는 "놉, 그건 불가능해."라고 대답했다. 올리비아는 오빠에게 '불가능'이 뭐냐고 물었고 괘씸할 정도로 이성적인 제이미는 '사람이 날 수 없는 것처럼 할 수 없다'는 뜻이라고 소상히 설명했다. 올리비아는 오빠에게 짜증을 내면서 "아니야, 화장을 하면 돼."라고 우겼고 제이미는 그래도 안 되는 건 안되는 거라며 무시했다. 일련의 상황을 지켜보던 나는 올리비아를 붙잡고 "올리비아, 엄마가 저 언니들처럼 예쁘면 좋겠어? 그런데 엄마는 나이가 좀 많아서 어려울 것 같긴 해."라고 했다. 그러자 올리비아는 "아니에요, 엄마도 많이 예쁘고 조금 못생겼긴 한데 화장을 하면 예뻐질 거야. 대신 엄청 엄청 많이 해요. 꼭~!!"이라며 당부했다. 웃픈 이 상황에도 난 올리비아가 너무 사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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