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도 뱉어 본 적 없는 말

아빠, 엄마랑 한잔했어

by mumu

‘아빠, 엄마랑 한잔했어’


이렇게 적힌 글귀를 봤다.

입 밖으로 단어 하나하나를 소리 내어 읽어보고 그제야 알았다.

내 입에서 단 한 번도 뱉어본 적이 없는 말이라는 것을.


흔하게 듣고 본 문장과 대화들이 새삼스럽게도

내가 전혀 말해보지 않는 말들이 많다는 것을 알았다.


나는 살가운 사람이 아니다. 특히 가족에게.

남매의 둘째 딸로 태어나서

사랑 많이 받고 자란 애교 많은 딸이 되기엔

나의 10대 후반 내 가족은 여러모로 많이 힘들었다.


그때 성격이 형성되어 버린 것 같다.

밖에 나가면 웃음이 많고 밝은 사람이지만,

집에만 오면 그저 과묵하고 살갑지 못한 딸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요즘은 엄마에게 매일 안부 전화를 거는데,

엄마는 끊을 때마다 ‘고마워 딸’이라고 하신다.


나는 그 고맙다는, 사랑한다는 말을 아직 한 번도 못 했다.

나중에 얼마나 후회를 하려고. 그렇지만 너무 어려워. 말 한마디 뱉어내는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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