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서 피어나다
나에게 스승은 세상의 모든 것이다.
세상은 가르쳐 주었고,
나는 배웠다.
하지 말아야 할 것을.
해야만 하는 것을.
나아갈 때와
멈추어야 할 때를.
악한 이로부터는 악행을 따르지 말아야 함을
선한 이로부터는 선을 행함을 배웠다.
살아있는 것들로부터는 존재의 고단함을,
죽은 것들로부터는 삶의 여백을 배웠다.
흐르는 강물은 침묵 속의 경청을 가르쳤고,
흘러가는 구름은
머물지 않는 생의 이치를 일러주었다.
내리는 봄비로부터는 고요한 치유를,
흩날리는 꽃잎으로부터는 바람 없는 자유를 배웠다.
수많은 이야기를 품은 책에서는
삶의 방법을 배웠다.
그러나,
나는 배우지 못했다.
나를 인정하고,
나를 안아주며,
나를 용서하고,
나를 사랑하는 법을.
나에게 스승은
세상의 모든 것이었지만,
그 어떤 가르침도
내가 없는 나에겐
그저 스쳐 지나갈 뿐이었다.
이제야 알았다.
모든 것의 시작은,
세상이 아닌,
나로부터였음을.
나는
끝내 배울 것이다.
나에게서 피어난 걸음으로,
세상과 하나 되는 길을.
瑞夏(서하) 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