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말은 기억보다 감정에 남는다.

2부 평범한 하루에도 이야기는 있다.

by 지금은 백근시대

“오늘 하루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은 어떤 건가요?”


이런 질문을 받으면 순간 멈칫하며 많은 생각들을 하게 한다. 누구나 많은 말을 주고받으며 산다. 하지만, 정작 마음에 남는 말은 몇 개 되지 않거나, 아예 없는 경우들도 있다. 하지만 오늘은 조금 달랐다. 평소처럼 아침에 일어나 수영장에 가려 했지만 눈꺼풀이 움직이지 않고, 몸이 무겁기만 하다. 대신 조용히 커피를 내리고, 책 속으로 들어갔다. 오늘은 북코칭이 예정되어 있어 책을 읽어야 해서이다. 책장을 넘기고 있는 덕분인지 마음이 차분해진다.


책을 읽고 함께 나누는 시간은 나 자신도 인사이트(insight)를 얻는 시간이다. 북코칭을 진행하는 코치가 지금 마음의 점수는? 지난주 실행하기로 한 한 가지를 이야기를 했다. 답변에 나는 이렇게 말했다. “열정적으로 준비하셨고, 시간을 조율하려 애쓰시는 모습이 느껴졌어요. 성실함과 따뜻함이 동시에 보이시네요.” 어려운 시간들을 쪼개어 고민한 것이 엿보였다. 이렇게 건넨 말에 코치는 ‘복합 인정’이라는 단어를 언급하며 "덕분에 기운이 나네요."라고 한다. 말이라고 하는 것은 그저 흘러가는 소리가 아니라, 감정도 함께 흐르게 된다는 것을 깨우친다.


내 마음에도 힘이 된 기억이 있다. 코칭을 배우기 시작했을 때이다. 조직의 리더로서 많은 고민을 하던 시기이기에 코칭을 받으며 힘든 조직 이야기를 했다. 나의 이야기를 다 듣고 있던 코치는 내게 이렇게 말한다. “멈추지 않는 폭주기관차처럼, 계속 달리고 계시네요.” 폭주기관차라는 말에 웃음이 나왔지만 그 말은 나의 열정을 표현하고, 조직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것을 표현한 것이었다. 이상하게 지금도 그 말이 내게 오래 남아있다. 앞만 보고 조직의 성과와 역량을 키우기 위해 앞만 바라보고 가는 나의 모습이었다. '폭주기관차'라는 한 단어이지만, 열정을 다해 살아가는 나의 감정을 알아봐 주는 말이 내 마음에 전해져 오래 기억에 남아있다.


하루를 마무리하며, 절친들과 맥주 한 잔을 나눴다. 이런저런 이야기로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중 한 명이 내게 이렇게 묻는다. “요즘 얼굴이 환해졌네. 좋은 일 있어?” “딱히 좋은 일은 없어. 그런데 그렇게 되려고 노력 중이야. 그러기 위해 하는 것이 있어. 매일 잠들기 전에 오늘 내가 만든 건 뭘까? 감사한 세 가지는 뭐였지? 그걸 떠올리며 하루를 마무리하고 있어. 그러면 잠자기 전 입가에 미소가 저절로 올라와.” 실제로 나는 매일 자면서 미친놈처럼 입가에 미소를 띠며 자고 있다. 블로그에 글을 쓰면서 선언한 내용을 실천하고 있다. 마음 어딘가에서 조용히 내게 속삭인다. "그래, 정말 잘하고 있어."


말이라고 하는 것은 쉽게 꺼내고, 쉽게 잊어버린다. 집중하지 않거나, 흘려버리면 그때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기억조차 없다. 하지만 누군가에겐 그 한마디가 하루를 버티게 하는 힘이 되기도 한다. 아주 멋진 말을 해서 기억하는 것이 아니다. 그 말이 감정에 이야기를 해서이다. 그리고 마음에 자리를 잡는다. 인정받았다고 느끼는 순간, 혹은 내가 누군가를 진심으로 인정해 준 순간은 유독 오래 기억에 남는다. 그 말이 특별해서가 아니다. 그 안에 감정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항상 그런 말만 주고받는 것은 아니다. 생각해 보면, 나도 때론 무심코 상처를 주는 말을 했고, 위로나 도움이 필요한 순간에 아무 말 없이 침묵했던 날도 있었다. 그럴수록 따뜻한 말 한마디가 얼마나 귀한 것인지 알게 된다. 말 한마디가 마음을 붙잡아주고, 누군가의 하루를 조용히 지탱해 주는 힘이 되기도 한다.


오늘, 당신이 누군가에게 건넨 말 중에 상대가 살짝 미소를 지은 순간이 있었다면 그 장면을 어떤 장면인가요. 왜 그 말을 당신에게 건넸을까요. 또, 당신이 누군가에게 들은 말 중에 아직까지도 마음속에 남아 있는 말이 있다면 그 말이 당신에게 어떤 감정을 남겼나요. 조용히 펜을 들고 적어보길 바란다. 말은 상황보다 감정으로 남아서 이다. 오늘 당신의 말 한마디는 누군가에게 오래 기억될 것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6화. 멈춰서 바라보면, 하루는 기록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