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부. 내가 사는 이야기, 내가 쓰는 하루
누군가 물었다. "지난 5년을 한 줄로 요약한다면요?" 그 짧은 질문 하나 가 마음을 흔든다. 생각보다 어렵다. 언제부터 생각해야 할지도 막막하고, 무슨 말을 해야 할지는 더 모르겠다. 무언가를 이뤘다는 뚜렷한 성취들도 없다. 그저, 숨 가쁘게 버텨온 시간들이 고작이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적어본다.
"폭주기관차처럼 정신없이 달려왔는데, 그만큼 마음은 따라오지 못했던 시간 같다."
돌이켜보면, 나는 살아왔다기보다는 살아냈다는 표현이 더 적절하다. 늘 캘린더를 빼곡하게 채웠었고, 비어 있는 날은 새로운 일정들로 채우기 바빴다. 앞만 바라보고 달리는 폭주기관차처럼 말이다. 내 안에 일어나는 감정들은 하나둘씩 뒤로 밀려났다. 어느 순간 속도를 줄일 수 없었다. 제어를 하는 순간 어떤 감정의 쓰나미가 몰려올지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나는 앞으로 달려 나가는 것만 보았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이렇게 열심히 살고 있는데, 왜 내 삶은 재미가 없을까?" 그 질문은 예상보다 오래 마음속에 남았다. 그리고 퇴직 후에야 나는 그 감정의 실체를 마주할 수 있었다. 내가 웃었던 순간은 혼자 있을 때가 아니라, 타인과 함께 있을 때였다. 혼자 있을 땐, 좀처럼 웃을 일이 없었다. 불안과 허무, 두려움과 피로가 교차하는 날들만 있었다. 정답을 찾으려고 애쓰다 보면, 늘 새로운 일정이 휩싸여 쓸려 갔다. 가고 있는 방향이 옳은지, 제대로 가고 있는지도 때론 알 수가 없는 채로 이끌려 갔다.
그러다 장면이 하나 떠오른다. 늦은 밤 혼자 라면을 끓이며 예능을 보던 순가 짧게 웃었던 순간이었다. 늘 웃고 싶었지만 웃을 수 없었던 것을 생각하면 그 짧은 웃음이 위로가 되기도 했다. 내 삶을 잠시나마 붙잡아 주었던 장면의 하나이다. 그 작은 장면 하나가, 지난 5년의 무게를 이야기하고 있다. 거대한 성취를 이루려는 것이 안다. 그저 진심으로 조직을 위해 힘을 내었고, 나의 몫을 다하고 싶었다. 그 시간 속에서 남은 것은 결과가 아니라 사람이라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함께 버티고, 나눴던 후배들, 함께 있어 준 사람들, 그들이 나를 붙잡아 준다. 지금 가는 길이 정답일까? 알 수도, 확신도 없다. 분명한 것은 이전의 내가 가짜가 아니라는 것이다. 진심으로 버텼고, 애썼고, 살아냈다. 그 자체가 바로 나의 이야기이다.
당신에게도 묻고 싶다. "지난 5년을 한 문장으로 요약한다면, 무엇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지금 떠오르는 감정, 선명하게 기억도는 것은 무엇인가요? 기쁜, 허무, 아픔, 후회 그 어떤 감정이라고 괜찮다. 그 단어를 메모장에 한 번 써보면 어떨까? 그것이 바로 당신의 진짜 삶이었고, 이야기가 될 수 있다. 그 이야기를 세상에 드러내길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