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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in Jun 23. 2024

비판적 사고는 부정적 사고가 아니다

미래 아이들이 갖춰야 할 자질로서 본인은 4C(critical thinking, creativity, cooperation, communication)를 주장한 바가 있다. 인류가 발전을 거듭해 오는 과정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정보는 넘쳐나고, 그 정보를 인간이 모두 섭렵하기란 불가능한 일이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오늘날, 미래를 예측해 향후 필요할 정보를 미리 취득하겠다는 말은 어불성설이다. 그저 마주하는 문제들에 맞서 유연성을 갖고 문제해결능력을 키우는 것이,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전부다.


불확실한 미래를 살아가기 위해 우리 인간이 지금 준비할 수 있는 것은, 기본적인 지식과 교양을 함양하고, 내게 필요한 정보를 어디에서 찾을 수 있으며 확보할 수 있는지, 그 중에서 내게 더 유용한 것을 추려낼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일이다. 그러기 위해 문제를 명확히 파악하고 정의하는 일, ‘제대로 된 질문’을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이 먼저 요구된다. 앞서 언급한 4C 중 ‘비판적 사고’는 이런 ‘제대로 된 질문’을 할 수 있기 위한, 정보를 선별하고 판단하기 위해 사실을 분석하는 능력으로서 고양되어야 할 자질이다. 그리고, 이 판단을 근거로 가치평가를 추구할 수 있는 단계로 나아갈 수 있는 것이다.


비판의 사전적 의미는, 현상이나 사물이 옳고 그름을 판단하여 밝히거나 잘못된 점을 지적하는 것으로, 비판적 사고는 전후 배경과 맥락 속에서 사고하여, 자신과 타인의 생각을 살피고 분석해, 이들의 장점 및 약점을 파악하고 평가하는데 도움이 된다. 비판에는 상대방의 주장에 대한 근거의 사실여부를 들어 비판하는 사실비판, 상대방의 논리적 구조에 문제가 있음을 보이는 논리비판이 있다. 보통 엄정함을 요하는 사실비판보다는 논리비판이 화자에게 있어서는 반박논리를 구성하기 용이하므로 논쟁에서 자주 목격되곤 한다. 반론과정에서 비판의 조건(논리적 구조, 명확한 개념, 한정한 비판 등)을 갖추지 못하고, 적절치 못한 발언방식으로 인신공격이나 감정 배설에 의한 정신승리로 귀결되는 경우가 왕왕 있다. 또 비판과 비난을 구분하지 못하거나, 구분을 할 수 있더라도 의도를 갖고 혼용해 사용하면서도 공론장에서 아무 거리낌 없이 그 경계를 뭉개는 경우를 종종 본다. 비난은 남의 잘못이나 결점을 책잡아 남을 비웃고 헐뜯어서 말하는 것이다. 어떻게 든 상대를 나쁘게 말하기 위해 폄하 또는 공격을 위한 비난으로, 화자의 권위에 기대어 ‘건전하고 건설적인 비판’으로 포장해 왜곡하면서 논쟁의 도구로 활용한다.


의도가 있는 ‘딴지걸기’로 보임에도, 지식인이라는 부류들이 비판적 사고를 견지하기 위한 비판일 뿐, 특별한 사감이나 의도는 없다고 말하는 것을 본다. 그럼에도 그들의 말이 자꾸만 귀에 거슬린다. 수긍할 만한 내용도 있겠으나 자신의 부정적 감정이나 개인적인 정치적 견해임을, 감추고 포장하기 위한 레토릭으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비판과 비난, 비평을 구분하지 못하거나 혹은 알면서도 편의적으로 사용하는 비겁한 행태다. 어쩌면 우리의 크고 작은 소통에서 이런 비겁한 꼼수가 만연한 지도 모르겠다. 전술한 바와 같이 비판적 사고는 바람직한 문제해결방안 모색을 위해 건강한 질문을 양산하기 위한 전제다. 이 맥락에서 부정성도 그 다음의 대안이나 지향이 있으면 사회내 긍정성을 축적한다. 객관적인 사실에 따라 분석하고, 나의 비판을 통해 평가된 결과로 어떤 지향이 형성될지를 고민하고, 주변 상황이나 상대방의 감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발언방식을 통하는 것. 현재 하고 있는, 나의 비판이라는 것이 자칫 사회내 부정적 에너지만을 축적하고 있지는 않은 지 생각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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