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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토카 매거진 Feb 25. 2022

밥 딜런이 그린 자동차가 있는 풍경

모터링 아트 3

시인이자 뮤지션 밥 딜런은 자동차가 지나는 도로 풍경에서 영감을 얻어 그만의 컬렉션을 만들었다


그림을 그리는 뮤지션은 토니 베넷(Tony Bennett), 조니 미첼(Joni Mitchell) 그리고 로니 우드(Ronnie Wood) 등 다양한 인물이 있다. 이들 대부분은 취미로 그림을 그린다. 하지만 밥 딜런(Bob Dylan)은 마치 그의 재능에 한계란 없음을 보여주는 것 같다. 그는 노래하는 가수이면서 작곡가이자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로서 뛰어난 능력을 인정받았지만 사람들은 미술에 대한 그의 열정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듯하다.


텍사스 거리를 연상시키는 작품. 미국 도시 경관을 기록하기 위해 데이비스 호크니와 웨드워드 호퍼의 영향을 받았다


포크의 아이콘이기도 한 밥 딜런은 콘서트 투어 초창기부터 그림 그리는 것을 즐겼다. 밥 딜런은 “그림을 그리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라고 말한다. 그는 1968년 발매한 ‘뮤직 프롬 빅 핑크’(Music From Big Pink) 앨범을 위해 처음으로 작품을 공개했다. “나는 그것이 위대하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혼돈 속에서 나름 질서를 갖췄다고 생각한다.”


흐릿한 여름 하늘과 1950년대 미국을 표현한 작품


그의 작품은 전시회를 통해 대중에게 알려졌다. 2013년에 만든 조각품인 ‘무드 스윙’(Mood Swings)이 대표적이다. 그는 75세가 넘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메릴랜드에 있는 ‘MGM 내셔널 하버 리조트’(MGM National Harbor)에 설치할 8m 높이의 아치형 입구를 독특한 스타일로 만들기 위해 용접을 직접 배우기도 했다.


딜런의 최신 컬렉션은 미국을 여행하면서 영감을 얻은 ‘The Beaten Path’다. 길에서 무언가를 발견하고 이를 담아내기 위해 그만의 전통적인 스타일로 독특한 아크릴화 또는 즉흥적으로 스케치화를 그렸다. 교량과 뒷골목 상점 등 현장에서 직접 본 것을 호크니(Hockney) 풍으로 표현했다.


영화 ‘레인맨’에 나오는 빅 8 모텔 밖에 주차된 1949년형 뷰익 슈퍼 컨버터블을 분위기 있게 묘사했다


“나는 호크니 작품을 보면서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마음에 새긴다. 공통적인 주제는 땅을 가로지르는 모습이다. 나는 중심가에서 벗어나 뒷골목을 자유롭게 여행하는 것이 좋다. 내 생각은 사물을 단순하게 보고 외부에서 보이는 것만 다룬다. 그림은 사실주의를 바탕으로 한 순간적인 장면이다. 예스럽고 주로 정적이지만 잘 살펴보면 살짝 흔들리는 모습이 있다. 이는 현대 세계와 모순된다. 샌프란시스코 차이나타운 속의 건물은 콘크리트가 아닌 벽돌이 대부분이고 창문이 없다. 나는 도시의 차갑고 커다란 건축물에 의미를 두지 않는다.”


클리블랜드에 있는 작은 마을의 모텔을 배경으로 한 포드 에드셀
아이오와에 있는 녹슨 포드



밥 딜런의 생생한 가사와 마찬가지로 변덕스러운 그의 그림에서 자동차는 정기적으로 등장한다. 사막의 석양이나 습한 밤의 작은 식당을 배경으로 서있는 세단 또는 녹슨 픽업트럭은  신비로운 느낌을 더한다. “초점은 쉐보레 트럭이 아니다. 항상 자연경관이 포인트다. 이것은 복잡한 작곡이 아니다. 기본 구조를 바탕으로 감정과 생각을 표현하는 행위다. 아름다움, 선, 모습, 모양 그리고 질감의 본질을 볼 수 있게 조화롭게 만드는 작업이다.”


딜런은 그림을 구성할 때 니콘의 광각 렌즈를 비롯해 다양한 기법을 사용한다. “한 번은 오래된 중고품 상점에서 발견한 볼록한 TV 화면을 현실에 맞게 평면으로 그린 적도 있다.”


석유 개발시대의 판자촌과 탈공업화된 미국의 모습
영화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에 나온 유명한 뉴욕 식료품점


밥 딜런은 자신의 그림에 사운드 트랙이 있는지 묻는 말에, 모든 멋진 로드트립은 기억에 남는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어떤 장소에서는 피티 위트스트로(Peetie Wheatstraw)가 될 수 있고 마찬가지로 찰리 파커(Charlie Parker), 클리포드 브라운(Clifford Brown), 블라인드 레먼 제퍼슨(Blind Lemon Jefferson) 또는 기타 슬림(Guitar Slim)도 가능하다. 예술가는 음악을 들으면 더 집중한다.” 


콜벳 C1의 스티어링 휠을 붙잡고 있는 밥 딜런


2017년 2월호 @autocarkorea I classic & sports c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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