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선으로 완성된 고요한 존재감
언젠가부터 ‘블랙’이라는 색은 단순한 컬러가 아닌 하나의 감성으로 받아들여지기 시작했다. 깊고 묵직한 분위기 속에서 은근한 강렬함을 뿜어내는 블랙은, 차분한 동시에 도발적인 매력을 지니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포르쉐가 공개한 이번 ‘블랙 에디션’은 그 이름만으로도 기대를 품게 만든다.
7월 11일, 포르쉐 AG는 브랜드의 상징 같은 두 모델, 전기 스포츠카 타이칸과 럭셔리 SUV 카이엔의 블랙 에디션을 전격 공개했다. 이름 그대로 고광택 블랙 컬러를 전면에 내세웠고, 단순히 외형을 바꾼 수준이 아니라, 선호도가 높은 고급 사양을 아낌없이 담아내며 상품성을 대폭 끌어올렸다.
디자인은 일단 한눈에 시선을 사로잡는다. 스포츠 디자인 패키지를 기본 적용하고, 사이드 윈도우 트림, 후면 레터링까지 모두 블랙으로 마감해 한층 세련된 인상을 남긴다. 특히 전용 미러와 리어 라이트 스트립에 새겨진 일루미네이티드 블랙 포르쉐 로고는 이 에디션만의 품격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실내 역시 외관의 기조를 그대로 이어간다. 블랙 인테리어 패키지와 ‘블랙 에디션’ 전용 레터링이 새겨진 도어 실 가드가 어우러지며, 마치 깊은 밤 속에 들어선 듯한 고요하고 정제된 분위기를 완성한다.
하지만 이 블랙 에디션은 겉모습에만 집중하지 않았다. 특히 타이칸 모델의 경우, 기존에는 선택 사양이던 퍼포먼스 배터리 플러스를 기본으로 장착하면서 성능에서도 확실한 진화를 보여줬다. 배터리 용량은 105kWh로 확대되었고, 최고 출력 408마력, 1회 충전 시 668km까지 달릴 수 있어 일상과 주말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든다.
여기에 포르쉐가 강조하는 ‘타협 없는 기본 사양’이 더해진다. 차선 변경 어시스트, 액티브 파크 어시스트, 풀 컬러 크레스트가 새겨진 21인치 휠, HD 매트릭스 LED 헤드라이트, BOSE®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 14방향 전동 시트 등… 말 그대로 프리미엄의 기준을 다시 쓰는 구성이 기본으로 탑재된다.
전기차 특유의 정숙함 위에 감성적인 드라이빙 사운드를 더하는 ‘일렉트릭 스포츠 사운드’ 기능도 포함되어 있어, 고요하면서도 짜릿한 주행 경험을 선사한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개인화’다. 블랙 에디션이라는 이름과 달리, 다양한 외장 컬러와 실내 투톤 조합도 선택 가능하다. ‘페인트 투 샘플’ 프로그램을 활용하면 사실상 무한에 가까운 조합도 가능하고, ‘존더분쉬’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키 세트부터 플로어 매트까지도 나만의 디자인으로 완성할 수 있다.
타이칸과 카이엔 블랙 에디션은 단순한 특별판이 아니다. 브랜드의 감성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고객의 취향과 생활에 더욱 가까워진 결과물이다. 국내 출시 일정과 가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많은 이들이 마음속 줄을 서고 있다는 이야기.
어느 날 문득, 검은 실루엣으로 다가오는 포르쉐 한 대가 눈에 들어온다면, 그건 아마 이 여름을 품고 온 블랙 에디션일지도 모르겠다. 오늘 한 번, 그 감성의 무게를 상상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