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V의 홍수 속, 아반떼가 전한 의외의 이야기

세단의 조용한 반란

by AUTONOLOGY

요즘엔 길을 걷다 보면 SUV가 참 많다. 마치 그게 당연하다는 듯, 너도나도 크고 높은 차에 익숙해진 세상에서 어느 날 조용히 등장한 아반떼의 반란은 꽤나 낯설고 그래서 더 눈에 띄었다. 2025년 상반기, 현대자동차의 준중형 세단 아반떼는 그랜저와 싼타페를 제치고 브랜드 전체 판매량 1위라는 놀라운 기록을 세웠다. ‘이 시대에 세단이라니’ 하는 말들이 무색할 만큼, 아반떼는 말 그대로 조용히 그리고 단단하게 자신의 길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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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상반기 동안 무려 39,610대가 팔렸다는 수치는 단순한 숫자를 넘어선다. 전년보다 145%가 늘어난 판매량이라니, 이는 그랜저(33,659대)나 싼타페(32,252대)마저 따라올 수 없을 만큼의 속도였다. ‘SUV 아니면 안 팔린다’는 편견을 정면으로 깬 순간이었다.


그 돌풍의 바탕에는 한 가지 단순한 진심이 있었다. ‘좋은 걸 기본으로 하자’. 지난 4월 선보인 2026년형 아반떼는 소비자들이 꼭 필요로 하는 기능들을 옵션이 아닌 ‘기본’으로 돌렸다.


스마트키나 스마트 트렁크 같은 일상에서 자주 쓰이는 편의 기능은 말할 것도 없고, 고속도로 주행 보조(HDA)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같은 첨단 안전 기능까지 아낌없이 담았다. 따로 돈을 더 내지 않아도 기본 트림에서 누릴 수 있는 이 실용성은, “이 가격에 이 기능?”이라는 놀라움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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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가격표를 볼 때 ‘감정’이 먼저 반응하는 경우가 있다. 아반떼는 그런 차였다. 전장은 4,710mm로 당당하지만 가격은 2,034만원부터 시작한다.


대표 SUV인 투싼보다 700만원 가까이 저렴한데, 크기는 결코 작지 않다. 여기에 리터당 21.1km를 달리는 하이브리드 모델은 유지비까지 확 낮춰준다. ‘이런 차라면 한 달 기름값이 절반으로 줄겠네’ 싶은 마음에 눈길이 자꾸 간다.


현대차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하이브리드 모델에 ‘모던 라이트’ 트림도 추가했다. 필요한 건 빠짐없이 담고, 가격은 더 낮춘 이 트림 덕분에 하이브리드 세단을 고민하던 이들에게 선택의 폭이 한결 넓어졌다. 가격은 2,685만원. ‘살 만하다’는 생각이 드는 건, 단지 숫자 때문만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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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관계자는 “합리적인 가격과 뛰어난 연비, 그리고 기본에 충실한 상품성이 판매량을 이끌었다”고 말했지만, 그 안엔 아마도 소비자들이 오랜 시간 느껴온 ‘차다운 차’에 대한 갈증이 있었던 것 같다. 무조건 크고 화려한 것이 아니라, 딱 나에게 필요한 걸 조용히 채워주는 그런 차. 아반떼는 그걸 해냈다.


세단의 시대는 끝났다고들 했지만, 정작 사람들은 언제나 ‘가치 있는 것’을 선택해왔다. 유행은 바뀌어도 마음을 채워주는 진심은 오래 가니까. SUV가 전부가 아닌 지금, 아반떼의 이야기는 어쩌면 우리에게 더 큰 위로처럼 다가온다. 오늘 한 번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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