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래그십의 품격을 품은 SUV
어떤 차는 한 번 타보면 오래 기억에 남는다. 볼보 XC60도 그런 차였다. 조용하지만 단단하고, 묵묵하지만 섬세한 주행감으로 '패밀리 SUV의 교과서'라는 별명을 얻었던 그 차가, 이제는 더 깊어진 내공으로 돌아왔다. 볼보자동차코리아가 사전 예약을 시작한 신형 XC60은, 말 그대로 ‘플래그십의 감성’을 일상 속으로 끌어온 모델이다.
이번 모델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변화는, 단연 ‘에어 서스펜션’의 기본 탑재다. 특히 마일드 하이브리드 B5 모델의 최상위 트림인 울트라부터는, 초당 500회에 달하는 섀시 반응을 실시간으로 조절하는 이 기술이 기본으로 들어간다. 고속 주행 시에는 차체를 낮춰 안정감을 높이고, 험로에서는 스스로 지상고를 높여 부드러운 승차감을 선사하는 그 섬세함은, 단지 ‘편안하다’는 말로는 다 설명되지 않는다.
경쟁 모델인 제네시스 GV70에서도 전자제어 서스펜션을 원하면 추가 비용이 필요하다 보니, 볼보의 이런 결정은 XC60을 단순한 중형 SUV가 아니라, 고급 SUV의 새로운 기준점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 같다.
파워트레인도 볼보 특유의 ‘정직한 효율’로 무장했다. B5 MHEV 모델은 2.0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에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얹어 250마력의 출력을 낸다. 도심과 고속도로를 오가는 출퇴근길에서도 부족함 없는 부드러운 주행을 제공한다.
조금 더 다이내믹한 주행을 원한다면 T8 PHEV 모델이 답이 될 수 있다. 455마력에 72.3kg·m의 강력한 힘, 그리고 전기만으로 최대 61km를 달릴 수 있어 평소엔 전기차처럼, 주말에는 장거리 여행도 문제없이 소화해낸다.
실내도 한층 진화했다. 전장 4,710mm, 전폭 1,900mm, 휠베이스 2,865mm의 체격은 여유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퀄컴의 최신 칩셋 기반 11.2인치 센터 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처럼 빠르고 직관적인 UX를 자랑한다. 특히 국내 소비자들을 위해 네이버의 ‘웨일 브라우저’까지 탑재된 점은 인상 깊다. 별도 연결 없이도 유튜브와 넷플릭스를 고화질로 즐길 수 있다는 것, 이제 차 안은 단순한 이동 공간이 아닌 또 하나의 거실이 되어간다.
가격은 ▲B5 AWD 플러스 6,570만 원 ▲B5 AWD 울트라 7,330만 원 ▲T8 AWD 울트라 9,120만 원으로, 선택의 폭도 넓다. 게다가 5년·10만 km 무상보증, 8년·16만 km 고전압 배터리 보증, 15년 OTA 업데이트 등 서비스까지 아낌없이 제공한다는 점에서, 볼보는 단지 ‘차’를 파는 게 아니라 ‘안정된 일상’을 함께 제안하고 있는 듯하다.
GV70 오너들이 부러워할 이유는 이제 충분하다. 고급감은 물론이고, 기술적 완성도까지 조용히 끌어올린 이 신형 XC60은, SUV 시장에서 다시 한 번 자신만의 길을 걸을 준비를 마쳤다. 오늘 한 번 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