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에쿠스, 중고차 시장에서 1,000만 원대 ‘가성비 대형 세단'
과거 한국 사회에서 성공의 상징으로 통했던 차가 있다. 회장님 전용 세단이라 불리며, 1억 원이 넘는 가격표를 자랑하던 바로 그 모델, 현대차 에쿠스.
이제는 중고차 시장에서 아반떼보다 저렴한 1,000만 원대에 거래되며, 가성비 대형 세단의 대표 주자로 떠오르고 있다. 시간이 흘러도 빛을 잃지 않은 디자인과 승차감은 오히려 지금 더 주목받고 있다.
현대차 2세대 에쿠스(2009~2015)의 존재감은 단순히 외형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전장 5.16m, 휠베이스 3.045m의 차체는 대형 세단의 정의를 충실히 따르며, 광활한 실내 공간을 완성했다.
실제 오너들의 평가를 보면 ‘거주성’과 ‘디자인’ 항목 모두 9점대의 높은 점수를 기록하고 있다. 오랜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유려한 곡선과 웅장한 실루엣이 인상적이라는 반응이 많다. 대형 세단 특유의 안정감과 안락함은 에쿠스만의 고유한 매력으로 꼽힌다.
에쿠스가 단순히 크기만 큰 차였다면 지금의 반전은 없었을 것이다. 후륜구동 플랫폼 위에 얹힌 전자제어 에어 서스펜션은 노면의 충격을 부드럽게 흡수하며, 승차감 면에서 오너들로부터 극찬을 받고 있다.
V6 3.8L과 V8 5.0L 대배기량 자연흡기 엔진은 터보차량에서는 느낄 수 없는 여유롭고 조용한 회전 질감을 제공하며, ‘주행성능’ 부문에서도 만점에 가까운 평점을 이끌어낸다. 그야말로, 움직이는 순간부터 럭셔리함이 전해지는 주행 경험이다.
중고차 시장에서 현대 에쿠스가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가격’이다. 한때 1억 원이 넘던 차량이 이제는 1,000만 원대에 구매 가능하다는 점은 소비자 입장에서 분명한 메리트다.
그러나 이 매력적인 가격 뒤에는 피할 수 없는 현실도 존재한다. 차량 연식이 오래된 만큼 유지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특히 에어 서스펜션의 경우, 고장 시 부품 교체비만 한쪽에 100만 원이 넘으며, 2012년 이후 GDi 엔진 모델은 정기적인 흡기 카본 청소가 필수적이다.
에쿠스를 구입하려는 이들이라면, 단순한 감가상각 매물로 접근하기보다는 예상 유지비와 주요 부품 교체 이력을 면밀히 확인하는 ‘준비된 구매자’여야 한다.
현대 에쿠스는 단지 저렴해진 대형 세단이 아니다. 1억 원이 넘던 시절의 기술력과 고급스러움이 여전히 남아 있으며, 꼼꼼한 관리만 더해진다면 여전히 시대를 초월한 만족감을 선사하는 명차로 남을 수 있다.
“아버지께 물려받은 차를 지금도 최고 컨디션으로 타고 있다”는 어느 오너의 말처럼, 에쿠스는 단순한 중고차를 넘어선 ‘가성비와 감성’이 공존하는 선택지다. 지금 이 순간, 누군가는 1,000만 원으로 품격 있는 플래그십 세단의 세계를 경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