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단속이 감지하는 ‘딜레마 존’, 황색 신호 대응법이 달라졌다
교차로에 진입하기 직전, 황색 신호등이 켜지는 순간은 운전자에게 가장 난감한 타이밍이다. ‘멈출까? 지나갈까?’ 불과 몇 초 사이의 판단이 과태료는 물론 교통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이 이 판단의 결과까지 판독하며, 단속의 기준을 냉정하게 바꿔놓고 있다. 더 이상 ‘감으로 판단’하는 시대는 지났다. 새로운 단속 시스템과 법 해석, 사고 시 책임까지, 지금부터 그 모든 것을 짚어본다.
황색 신호가 켜진 순간, 정지선 앞에서 망설이게 되는 이유는 단순한 신호 때문만이 아니다.
이 애매한 타이밍의 구간은 바로 ‘딜레마 존’이라 불리며, 정지선에 안전하게 멈추기엔 늦고, 그대로 교차로를 빠져나가기도 애매한 회색지대다. 이곳에서의 판단 착오가 교차로 사고의 약 30%를 차지하며, 사고의 치사율은 일반보다 두 배 이상 높다.
도로교통법상 황색 신호는 ‘정지’의 의미를 갖고 있으며, 정지선이나 횡단보도 직전에 멈추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이미 교차로에 진입했다면 예외적으로 빠르게 통과해야 한다.
이 예외조항은 급제동 시 후방 차량과의 충돌 가능성이 명확할 때만 적용되며, 단순히 딜레마 존에 있었다는 이유로 면책되진 않는다.
기존에는 적색 신호로 바뀐 뒤 정지선을 넘은 차량만 단속됐다. 그러나 최신 AI 기반의 영상 분석 카메라는 황색 신호가 켜지는 순간부터 차량을 인식해 위치와 속도를 분석하고, 가속 여부까지 판단한다. 정지선까지 멈출 수 있는 거리였음에도 오히려 속도를 높였다면, 이는 명백한 위반으로 간주된다.
과거처럼 ‘내 느낌엔 괜찮았다’는 식의 판단은 이제 통하지 않는다. AI는 인간보다 훨씬 빠르게 상황을 분석하며, 위반 여부를 ‘과학적으로’ 결정한다. AI 단속이 확산되면서 억울하다는 반응도 늘고 있지만, 실제로는 대부분이 단속 기준을 명확히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황색 신호에 진입한 차량이 맞은편 차량과 충돌했을 경우, 그 책임은 어디에 있을까? 보험개발원의 기준에 따르면, 신호위반 차량의 과실은 기본 80% 이상으로 책정되며, 상황에 따라 100%까지 늘어날 수 있다.
특히 좌회전 차량과의 충돌처럼 교차로 내 신호에 따라 출발한 차량과의 사고에서는, 황색 신호 진입 자체가 주요한 책임 사유가 된다.
해외 역시 단속 기준은 엄격하다. 미국 뉴욕주는 적색 신호 위반 시 최대 500달러의 벌금을 부과하며, 독일과 영국도 황색 신호 위반만으로도 벌점과 함께 수십에서 수백 유로에 이르는 벌금을 물린다.
전 세계적으로 황색 신호는 ‘주의’가 아닌 ‘정지’로 인식되고 있으며, 단속의 기준 역시 점점 강화되는 추세다.
황색 신호는 단순한 ‘경고등’이 아니다. 그것은 멈추라는 명확한 명령이며, 이를 무시했을 때는 금전적 손해는 물론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다. AI 단속 카메라의 도입으로 과거의 관행적 주행은 더 이상 용납되지 않는다.
이제는 교차로에 접근하기 전부터 속도를 조절하고, 황색 신호가 켜질 가능성을 염두에 둔 예방 운전이 필요하다. 교차로를 통과하는 단 몇 초의 순간이 당신의 안전과 지갑, 그리고 타인의 생명을 결정지을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황색 불 앞에서는 가속보다 감속이, 순간의 판단보다 사전의 준비가 더 현명한 선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