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유발하는 '우회전 시 좌측 깜빡이'
운전자들 사이에서 널리 퍼져 있는 ‘우회전 시 좌측 방향지시등 켜기’는, 배려의 의미를 담았다고 주장되곤 한다.
하지만 이는 명백히 도로교통법을 위반하는 행위이며, 후행 차량과 대로 직진 차량 모두를 혼란에 빠뜨리는 사고 유발 신호다.
특히 이 행동은 법·기술·상식 모두에 반하는 잘못된 운전 습관으로, 이제는 근절되어야 할 ‘사이비 매너’다.
도로교통법 제38조 제1항은 진로 변경, 방향 전환 등 차량의 이동 방향에 대해 미리 예고할 의무를 운전자에게 부여하고 있다.
‘방향지시등’은 이동 방향을 명확히 알리는 공용 신호이지, 존재감을 표현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따라서 우회전을 하면서 좌측 깜빡이를 켜는 행위는 법적 기준을 완전히 위배한 것이며, 승용차 기준 3만 원의 범칙금이 부과될 수 있다.
이는 신호 불이행으로 간주되어 책임 있는 운전자의 기본 의무를 저버리는 행위로 해석된다.
많은 운전자들이 좌측 깜빡이를 켜는 이유로 “직진 차량에게 내 존재를 알리기 위해서”라는 주장을 펼친다.
하지만 이는 2015년 이후 의무화된 주간주행등(DRL)의 존재를 무시한 구시대적 사고방식이다.
DRL은 낮에도 차량의 시인성을 높이기 위해 도입된 제도이며, 차량의 ‘존재’를 알리는 기능은 이미 기술적으로 해결됐다.
그럼에도 방향지시등을 잘못 활용해 반대 방향을 예고하는 것은, 오히려 도로상 혼란과 사고 위험을 증폭시키는 요소가 된다.
우회전 중 좌측 깜빡이를 켜면, 후방 차량은 이를 좌회전 또는 유턴 신호로 오인해 급제동하거나 경로 변경을 시도할 수 있다. 이는 연쇄 추돌로 이어질 수 있는 직접적 원인이다.
또한 좌측 도로를 주행 중인 직진 차량은, 해당 차량이 진로 변경을 시도하는 것으로 착각해 브레이크를 밟거나 방어 운전을 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도로 전체의 흐름을 저해하고, 교차점 내 충돌 가능성까지 증가시킨다.
정확한 방법은 간단하다. 우회전하려면 우측 방향지시등을 켠다. 직진 차량에게 존재를 알리는 건 주간주행등과 헤드램프의 역할이며, 양보는 합류 차량이 해야 할 의무다.
직진 차량을 기다리고, 안전이 확보되었을 때 우측 방향지시등을 유지한 채 합류하는 것이 법적·공학적·상식적으로 모두 옳은 운전 행동이다. 신호는 개인 해석이 허용되지 않는, 도로 위의 ‘공용어’임을 명심해야 한다.
운전자 다수가 한다고 해서 올바른 것은 아니다. ‘우회전 시 좌측 깜빡이’는 착각에서 비롯된 위법 행위이며, 실제로 매년 수많은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도로 위 안전은 법을 지키는 태도에서 출발한다. 방향지시등은 ‘존재’가 아니라 ‘방향’을 알려야 하며, 이를 어기는 행위는 결국 나와 타인의 생명을 위협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지금 이 순간부터라도, 불필요한 착각과 잘못된 매너는 과감히 버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