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이라 믿는 노래로 그대를
내가 가장 좋아하는 덧셈의 장면을 소개하고 싶다. 마그나손은 자신의 아이에게 묻는다. 아직 살아계신 증조할머니의 나이와, 아이가 증조할머니 나이가 되었을 때의 연도와, 세월이 흘러 아이의 증손녀 역시 증조할머니가 되었을 때의 연도를. 그럼 아이는 종이에 숫자를 적어가며 계산한다. 2008년에 태어난 자신이 아흔네 살이 되고, 자신의 증손녀가 다시 아흔네 살이 되는 미래를 상상하며. 그리고 마그나손은 다시 묻는다. 증조할머니가 태어난 해에서 아이의 증손녀가 증조할머니의 나이가 되는 해까지는 전부 몇 년일지, 덧셈을 마친 아이는 262년이라고 대답한다.
마그나손은 아이에게 말한다. 상상해 보렴. 262년이야. 그게 네가 연결된 시간의 길이란다. 넌 이 시간에 걸쳐 있는 사람들을 알고 있는 거야. 너의 시간은 네가 알고 사랑하고 너를 빚는 누군가의 시간이야. 네가 알게 될, 네가 사랑할, 네가 빚어낼 누군가의 시간이기도 하고. 너의 맨손으로 262년을 만질 수 있어. 할머니가 네게 가르친 것을 너는 손녀에게 가르칠 거야.
2186년의 미래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리 할머니의 이야기를 내 딸에게, 그리고 딸의 딸에게도 전할 수 있다면 좋겠다. (......)
1940년대에 태어난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얼굴을 그리워하며 이 글을 쓴다. 아직 만나보지 못했지만 사랑하게 될 미래의 누군가를 생각하며 쓴다. 나는 그들 생의 이야기를 소중히 품고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사랑
사랑하는 그대를 나 노래해요
우리의 사랑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언젠가 모두 사라지겠죠
그래서 나 노래해요
영원이라 믿는 노래로 그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