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던 날이었다. 산부인과에 가서 수술일정을 잡고 왔다.
만성골반통 진단을 받고 2020년 2월부터 미솔토주사를 맞고 있다. 담당 의사가 쓴 책에 보면 3~6개월 정도 맞으면 된다고 쓰여있던 거 같은데, 벌써 8개월 이상 맞았다.
'이제 그만해도 되지 않을까? 골반통도 많이 줄었는데..'.
하던 차 지난달이었나, 생리를 하기 2주 전부터 허리는 펴지지 않았다.
펴지지 않은 허리를 억지로 펴도 45도 정도는 굽히고 살았다. S자로 꺾인 허리, 구부정한 허리. 처참했다. 하지만 익숙했다.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늘 그래 왔으니까.
지난달 진료를 받았을 때, (미솔토주사 때문에 한 달에 한 번씩 진료를 받는다.)
수술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고 부모님께 추석 끝나고 수술할 거라고 통보를 했다.
계속 엄마가 반대해 왔기에 난 강경하게 나간 것인데 엄마가 "의사가 수술하래?"라고 말했다.
"아니, 그런 건 아니고 약물치료도 해왔고 계속 아프니까. "
엄마도 마음의 준비를 한 것인지 수술을 허락했고 오늘 수술일정을 잡고 왔다.
추석 지나고 바로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코로나로 인해 일주일에 두 번밖에 수술을 하지 못하고 하루에 3건밖에 하지 못해 수술일정이 많이 늦춰졌다.
11월 13일.
부모님의 결혼기념일이자 나의 수술일이다. 기대된다. 통증이 얼마나 줄어들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