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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슬바람 Oct 28. 2020

한 걸음 더 나아가기 프로젝트 - day 50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 영화 언택트 상영 이벤트에 응모한 게 당첨됐다고 한다. 응?.... 당황스러웠다. 기억에도 없었는데.. 뭐? 언택트?


기억을 못 해 "어.."하고 말 끝을 흐리니 상대방이 당황한 듯 "이벤트 응모하신 거 아니냐"라고 되물었다. 부랴부랴 인스타그램에서 언택트를 검색했고 김고은&김주헌 주연의 영화라는 걸 기억해냈다.


둘 다 좋아하는 배우들이 나오는 영화를 공짜로 보는구나! 이게 웬 떡인가 싶었다.


그동안 외출을 아예 안 했던 건 아니지만, 코로나 이후 영화를 밖에서 본 적이 없으며 휴직하고 나서 시내는 나가지 않았기에 내심 들떴던 거 같다


정성스레 뷰러를 드라이기로 열을 주고 속눈썹을 집어 올리고 아이섀도를 골고루 펴 바르고 각질이 올라온 입술은 립밤을 가득 발라 정돈시켜준다. 삐죽 제멋대로 흩날리는 머리칼은 뜨거운 바람으로 차분히 말아준다. 오케이! 준비 완료.


나는 지도를 봐도 길을 잃는 길치이기 때문에 길은 언니가 찾는다. 언니를 따라 집 앞에서 버스를 타는데, 버스카드를 꺼내는 시점부터 긴장이 되기 시작했다. 혼자서 산에 다닐 때도 혼자서 철산역까지 갈 때도 버스를 타고 다녔는데, 오늘은 놀러 가는 날이라 그런지 이상하게.. 정말 이상하게 긴장을 했다.


나   "언니, 나 긴장돼."
언니   "긴장할 것도 많다. "


그렇지. 이게 뭐라고. 홍대입구역까지 가서 경의선 숲길이 있는 그 연남동에 가는 게 뭐가 대수라고. 이까짓 게 뭐라고 긴장을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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