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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슬바람 Nov 13. 2020

한 걸음 더 나아가기 프로젝트 - day 54


  자궁선근증은 자궁내막 조직이 자궁근육층 내로 파고들어 나타나는 질환이다. 월경주기에 따라 자궁내막 조직(세포들)이 증식을 하거나 월경 시 출혈로 인한 오래된 조직과 혈액이 자궁근육 내에서 규칙적인 통증을 일으키게 된다.
[만성골반통 가이드북-만성골반통 진단과 치료 / 산부인과 만성 골반통 클리닉 ]



골반 울혈 증후군은 스트레스로 인한 자율신경계의 이상으로 발생한다. 자궁이 스스로 경련을 일으켜 통증(산통과 비슷)을 유발하고 월경 시 월경혈의 역류를 초래하는 것으로 보인다.
[만성골반통 가이드북-만성골반통 진단과 치료 / 산부인과 만성 골반통 클리닉 ]

  

  나는 위 질병을 진단받고 수술을 했다. 3박 4일 동안 입원을 했고 의사는 하루 더 입원하고 가도 된다고 했지만 정맥주사와 무통주사를 제거함과 동시에 먹는 진통제로 약이 바뀌었고 어차피 2주간 샤워를 못 하니 병원이 아닌 집에서 휴식을 취하는 게 마음이 편할 거 같았다.


  퇴원 준비로 퇴원 하루 전날 피주머니를 제거하고 퇴원 당일엔 실밥을 제거했다. 녹는 실이 아닌 뽑는 실을 사용하는 분당 차병원을 원망하며 실밥을 제거했다. 실이 살에 파고들어 실을 제거하는 데 너무 고통스러웠다.



나    "어흑.. 선생님.. 왜 마취를 안 하고 실밥을 뽑나요?"

의사   "어휴 이거 뽑는데 전신 마취해?"

나    "흑.. 아뇨 국소마취요.."

의사   "어휴.. 그게 더 아파. 그건 상처부위에 바늘을 꽂는 거야."


  국소마취를 했다면 더 자지러졌겠구나.. 하며 눈물을 흘린 채 실밥을 뽑았다.

  

  그로부터 일주일 뒤, 수술 후 첫 외래진료를 받았다. 내 의지가 아닌 자궁 스스로 경련을 일으켰기 때문에 그동안 정말 아팠을 거라고 하는 의사의 말에 '그동안 디스크 통증이 아니라 자궁이 문제였구나'하는 생각에 지난 시간들이 미워졌다. 퇴원을 하고 나서 허리, 골반 통증이 심해졌다고 하자 의사는 뇌는 지난 병력 스토리를 계속 갖고 있기 때문에 '넌 지금 아프다~ 항상 아팠잖니~'하며 말하고 있다 한다. 그러니 난 지금 허리가 아픈 게 아니라는 말은 믿기 어려웠지만 믿어보기로 했다.


   내막이 심하게 유착된 게 아니라 다행이라고 하며 앞으로 더 심해지지 않기 위해 여성호르몬 억제 주사를 6개월간 맞는다고 한다.


여성호르몬 억제 주사는 여성호르몬 분비(배란 억제)를 억제하여 수술 후 남아있는 자궁내막증의 병소를 쇠퇴시켜 치료한다. 그래서 이 주사를 맞는 동안 일시적으로 폐경이 발생한다. 젊은 사람의 경우 생리가 끊어지는 게 지연될 수 있다.
[만성골반통 가이드북-만성골반통 진단과 치료 / 산부인과 만성 골반통 클리닉 ]

  생리대를 6개월간 사지 않아도 된다는 건 너무 좋은 일이지만 몸의 변화를 잘 받아낼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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