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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슬바람 Nov 09. 2020

한 걸음 더 나아가기 프로젝트 - day 53

  엄마는 언제나 새벽에 밥을 새로 지어 출근하는 아빠에게
학교 가는 우리에게 밥을 줬다.
 갓 지은 밥은 씹을수록 단맛이 나고 반찬 없이 밥만 먹어도 맛있다는 걸 알게 된 건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아침엔 밥 먹는 시간보다 잠자는 시간이 더 중요했기에 언제나 "밥 먹어라" 하고 말하는 엄마의 말은 늘 흘려들었다.

엄마의 목소리톤이 안 좋다 싶으면 벌떡 일어나 밥 한 숟갈을 크게 떠 빠르게 밥을 먹었고 목소리가 좀 평이하다 싶으면 "안 먹어~~"하곤 잠을 더 자곤 했다.


밥 한 번 먹는 게 뭐 그리 어려운 일이라고 아침마다 전쟁 아닌 전쟁을 치른다.

  엄마는 내게 "너는 20살 중반 넘도록 사춘기였다"라고 했다.
또 중학생 때 네가 학교에 다녀오고 문을 쾅 닫고 들어가 불러도 물어도 대답을 하지 않은 네가 방문을 열고 나와 부엌으로 걸어가는 발걸음 소리를 들으면 심장이 벌렁거렸다고 했다. 


  왜 그렇게 살았는지 의문이 드는 순간들이다. 바로 잡아야 하는 시간이 왔다. 호의에 호의로 답하며 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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