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걸음 더 나아가기 프로젝트 - day 52
눈을 떴을 때 환한 불빛 눈을 제대로 뜨지 못했고 코끝이 가려워 코를 긁기 위해 손을 갖다 됐을 땐 입에 무언가 씌워져 있다는 것을 알았다.
말랑말랑한 호흡기를 입에서 떼고 코를 긁고 다시 호흡기를 입에 갖다 대고 다시 호흡기를 떼고 코를 긁고 다시 호흡기를 입에 댔다.
'도대체 얼마나 이러고 있었던 거지'
'엄마 아빠 기다릴 텐데'
이런저런 생각이 들 때 간호사가 다가왔고 내가 누워있는 침대를 끌고 밖으로 나왔다.
보호자를 찾는 간호사의 부름에 엄마가 다가왔고 엄마는 내게 수술이 잘됐다고 말해줬다. 그리고 나는 엄마에게 "밥 먹으러가"라는 말을 남기고 홀로 병실로 왔다.
무통주사와 정맥주사를 팔에 꽂고 소변줄과 피주머니를 달고 있는 내 모습을 보니 이렇게 기계에 의존해 사는 게 인간의 삶이라는 걸 다시 한번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