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주관이 없다면
부모님은 등산을 자주 하는 편이지만 나는 등산을 거의 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나는 등산화도 등산복도 필요하지 않았다.
코로나 거리두기 강화로 인해 언니는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났고 자연스레 나와 등산을 가게 되었다.
눈이 많이 와 길이 미끄러우니 오늘은 아빠의 등산화를 신고 가라는 엄마의 말에, 신을 신어 봤다.
발이 큰 편이기에 맞을 거라 생각했지만 아빠의 등산화는 걸을 때마다 발목을 쳐서 불편했다. 어쩔 수 없이 평소 신던 러닝화를 신고 등산을 했다.
'흠, 아무래도 신발을 사야겠어'
눈에 젖은 땅을 밟을 때마다 신발을 사야겠다는 생각은 더 확고해졌고 이번 달은 생활비가 부족하니 다음 달에 사야겠다 하고 생각을 정리했다.
집에 돌아와 핸드폰을 만지작 거리는데 이런.. 눈에 들어온 '휠라 기획전 소식'
평소 좋아하는 브랜드라 눈이 휘둥그레져 등산할 때 신기 적합한 신발을 찾았고 최저가로 판매하는 사이트를 뒤졌다. 아쉽게도 1순위로 사고 싶은 색상은 사이즈가 없어 사이즈가 있는 색상으로 구매했다.
'뭐, 이 색도 나쁘지 않네'
스스로에게 자기 최면을 걸듯이 이 색상도 예쁘다고 말하며 그제야 후기를 찾아봤지만 이 색상을 신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어? 이 색상은 아무도 안 신네... 아무도 안 신는 이 색상.. 그냥 취소할까?'
사람들이 찾는 색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나의 선택과 나의 주관은 흔들리고 있었다. 내가 결정한 것에 대한 확고함을 갖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주문 취소는 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