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어나자마자 향한 곳은 금오름이다. 이효리의 뮤직비디오에 나오고 유명해진 금오름은
원래 쉽게 올라갈 수 있다고 하는데, 나랑 친구는 보자마자 뜨헉했다.
금오름 정상까지 0.7km만 올라가면 된다고 하는데 보기엔 생각보다 높아 올라가야 하나 돌아가야 하나 고민하던 찰나 여기까지 왔는데, 그래도 올라가 보자. 하는 맘에 올라갔다. 비 오는 날이라 너무 힘들었는데, 나무가 참 예뻤다.
하지만 끝도 없이 이어지는 오르막길에 나랑 친구는 중간까지만 올라가고 말았다.
금오름에서 내려오고 우린 빛의 벙커로 향했다. 비가 정말 많이 와 사람들이 다 실내로 들어가고자 했고
그래서 빛의 벙커 주차장은 만석이었다. 주변을 돌다 재방문하기로 했다. 근데 재방문했을 때도 주차장은 만석이었기 때문에 포기하고 고기국수를 먹으러 갔다.
친구의 택은 언제나 옳다. 홀로 제주 여행을 왔을 당시 먹었던 고기국수는 참 입에 안 맞았는데,
이 고기국수는 굉장히 맛있었다.
이 친구와 나는 똑같은 별명이 있는데, 바로 '제주도민'이다. 친구와 방문한 이 서점은 함덕에서 방문하기 좋은 서점이다.
원래 책 구매할 땐 제목만 보고 구매하는 편인데, 끌리는 제목들이 참 많았다
'나는 절대 저렇게 추하게 늙지 말아야지', '아무것도 남기지 않기', '어떻게 죽을 것인가',
'우리는 언젠가 죽는다'
정말 다 구매하고 싶었는데, 꾹 참고 '나는 왜 무기력을 되풀이하는가(에리히 프롬)'을 구매했다.
5장 정도 읽었는데, 너무 어려워서 진도가 안 나가는 책이다.
만춘서점 옆에 있는 옷가게인데, 참새가 방앗간을 지나치랴. 옷가게에 들러 모자와 청반바지를 구매했다.
언제나 모퉁이옷장만 가던 나인데, 맘에 드는 옷가게를 발견해 너무 기뻤다.
함덕 주민의 최애 픽인 호끌락다락에 방문했다. 새우까수엘라를 다 먹고 파스타를 볶아달라고 하면 세 번째 사진처럼 볶아준다. 지금까지 먹었던 감바스, 오일 파스타 중 이 식당이 가장 맛있었다.
제주에 오고 3일이나 시간이 흘렀다. 매일 우울증 약을 복용하고 부인과에서 처방받은 만성골반통 치료약을 먹으니 잠들기는 수월했다. 휴직하기 전까지 날 우울함에 빠져있었고 스스로를 포기하는 순간이 많았다.
사실 환경을 바꿔도 크게 달라지는 건 없었다.
하지만 몸을 움직이고 계속 다른 일을 하게 되면 생각을 멈추게 돼 잠시나마 암울한 순간에서 벗어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