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고향 제주에서 3주살이 - 4일차

by 소슬바람


1593942843193.jpg?type=w1
1593942844232.jpg?type=w1


친구와 금오름에 갔던 날, 오르기를 포기하고 빛의 벙커를 갈 계획이었다. 비가 많이 오던 탓에 주차장은 만석이었기에 계획은 미뤄졌다. 나는 지난 여행 때 언니와 빛의 벙커를 갔었지만 친구는 기회가 닿지 않아 가지 못했기에 관람하러 갔다.

당시 나는 클림트와 훈데르트바서의 작품을 관람했는데, 이번엔 반 고흐와 폴 고갱의 작품을 보게 됐다.

클림트의 '키스'라는 작품이 워낙 유명했으니 보는 재미가 있긴 했는데, 이번 고갱 작품은 아는 게 많이 없어서 지루했고 고흐 작품은 아는 그림이 나와서 반가웠다.



1595317119005.jpg?type=w1
1595317119745.jpg?type=w1
1595317121079.jpg?type=w1


좋아하는 작가님이 있다. 제주에 살며 따뜻한 시선으로 그림을 그리는 작가님이다. 제주 여행을 오면서 기회가 닿지 않아 방문하지 못했던 일상 예술가의 집을 방문하게 됐다.


1595317121757.jpg?type=w1
1595317122468.jpg?type=w1
1593942853931.jpg?type=w1


초상화를 다 그린 뒤 밑에 글귀를 적어준다. 그림을 그리며 사는 얘기, 이런 얘기 저런 얘기를 하면 그걸 토대로 떠오르는 말들을 적어준다고 한다.

작가님을 좋아해서 주절주절 나의 얘기를 꺼내놨다.


내가 제주를 사랑하고 사랑하는 제주에서 회복을 얻고자 내려왔다고 말했다.

또한 제주에 내려오기 전 우울증을 앓고 스스로를 놓으려 했다는 얘기도 꺼내놨다. 예지 작가님께 나를 들려주고 싶었나 보다.


그림을 다 그린 뒤, 작가님이 "자-"하며 두 팔을 벌렸다. 안아주신다는 거였다.

초면에 누군갈 위로해준다는 건 큰 용기가 필요하다 생각한다. 초면일 뿐 아니라 그냥 친분이 있는 사이에서도 말이다. 지금 생각해보니 어른이었던 거 같다. 아주 단단한 사람.

'누군갈 품어 줄 수 있는 사람' , '용기 있는 사람'

요즘 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를 보며 '어른'이라는 것에 의문을 품고 있었는데 정답을 찾은 것 같다.


난 항상 누군갈 따라 하고 싶어 했다. 그러다 보니 내가 없다. 그냥 남을 따라 하는 나만 있을 뿐이다.



1595317123939.jpg?type=w1
1595317124987.jpg?type=w1


예지 작가님 인스타에서 많이 본 식당에 방문했다. 예지 작가님 친구가 운영하는 다다식탁이다.

매월 한 가지 음식을 판매하며 이번 달 메뉴는 매콤 토마토 돼지볶음이었다.

정갈한 한상 차림은 집밥을 연상케 했다. 고기양이 많아 음식 욕심이 많은 내겐 풍족한 음식이었다.


1593942861996.jpg?type=w1
1593942862994.jpg?type=w1


종달리에 있는 독립서점에 방문했다. 도서관에서 일했던 내가 최근 득템 했던 자료가 있는데,

바로 동네서점지도라는 자료다. 제주 동네서점의 위치가 담겨있는 자료인데 감사하게도 제주살이 하러 오기 전에 발견했다. 지도에 나와있는 대로 찾아간 웃한책방은 문이 닫혀있었다. 듣기로 웃한책방은 거의 문이 닫혀있다고 하던데 기회가 된다면 한 번 재방문해보고 싶다.


종달리는 종달리 수국 길이라고 따로 지도에 표기된 곳이 있다. 조용한 시골 동네에 수국이 길가에 펴있다.

흐린 날씨 때문에 환한 수국을 볼 순 없지만 한 송이라도 봤으니 됐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하다.


1595317127116.jpg?type=w1
1595317127817.jpg?type=w1


1595317128455.jpg?type=w1
1595317129462.jpg?type=w1
1593943244260.jpg?type=w1


친구가 서울 가기 전날이기에 숙소 근처 선술집을 찾아갔다. 원래 가려던 올댓 제주는 많이 비싸서 갈 수 없었고 지나가다 발견한 월야수에 하이볼을 판다기에 들어갔다.

문어 가라아게를 주문했지만 튀김기의 온도가 빠르게 올라가지 않아 사장님이 서비스 음식을 주셨다.

치즈 위에 창난젓을 올렸고 그 위엔 청양고추를 올려 매콤한 맛을 더했다. 메뉴엔 없는 메뉴였는데 처음 경험해보는 맛에 너무 놀라웠다.







이전 06화마음의 고향 제주에서 3주살이 - 3일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