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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슬바람 Aug 12. 2020

나의 제주를 보내며

  2016년 10월 이 회사에 입사하고 처음으로 혼자 비행기를 타고 여행을 갔던 제주는 언제나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었다. 


 2017년 4월



 2017년 10월



2018년 6월



2018년 9월



2019년 6월



2019년 10월 



그리고 2020년 7월


  2017년부터 7번 방문한 제주는 늘 내게 상냥했다. 제주를 마음의 고향이라 정한 건 하정우의 <걷는 사람, 하정우>라는 책을 읽고 나서다. 잠깐이라도 걸으면 허리가 아파서 많이 못 걷는 나는 걷기를 안 좋아했지만 하정우의 책을 읽고 걷기를 좋아하게 됐다. 무슨 소리냐 할 수 있겠지만, 나는 '남을 따라 하는 삶'을 살고 있었기에 하정우를 따라 하고 싶었다. 하정우처럼 걷고 하정우처럼 나만의 걷기 장소를 정하고 싶었다. 하정우는 하와이를 제2의 집이라 여긴다고 했다. 


나를 편안하게 해 주고 내 몸과 마음을 돌볼 수 있는 곳. 그러니 어쩌면 내게 하와이에 가는 일은 여행이라기보다 귀가라고 말해야 정확할 것이다. 나는 항상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 그렇다면 집으로 돌아가서 무엇을 하느냐? 걷는다. 나는 더 제대로 걷기 위해 자꾸만 하와이에 가는지도 모른다.
 <걷는 사람, 하정우 92p 중>


이 부분을 읽고 그래? 그럼 나는 어딜 나만의 걷기 장소를 어디로 정할까? 음.. 그래! 제주올레길이 있고 제주에 갈 때마다 마음이 편했으니 제주를 마음의 고향 그리고 나만의 걷기 장소로 정하기로 했다. 


  그래서 난 제주에 갈 때마다 2km 이내면 무조건 걷는다. 버스 타고 이동하면 금방 이동할 수 있지만 제주를 차 없이 이동해본 사람이라면 모두가 아는 사실. 제주에서는 버스 배차시간이 길기 때문에 한 번 놓치면 3~40분은 기다려야 한다. 기다리는 시간이 아까우니 난 버스를 기다릴 시간에 두 다리로 걸어가는 게 더 좋다. 

두 다리로 걸어야 온전히 제주를 느낄 수 있으니까 말이다. 


 언제나 제주로 입도하겠다고 말했던 나는 27일을 살며 확실히 깨달은 게 있다. 

나는 도시 체질이다.

구옥, 게스트하우스, 호텔에서 지내본 결과 깔끔하고 시설이 제대로 갖춰진 곳을 선호한다. 또한 벌레와 친해지기는 너무 어려우니 잔디가 깔린 곳에서 살기엔 많이 힘들 것 같다. 

또한 병원에 자주 가야 하니 편의시설이 잘 갖춰진 곳에서 살아야 한다. 


자영업을 한다면 서점과 빈티지 숍을 하면 된다. 

자영업을 할 목돈이 없지만 만약 공공기관 취업에 실패한다면 자영업을 해야 하는데, 책을 내 취향대로 분류해 사람들에게 소개하고 빈티지 옷과 소품을 좋아하니 서점 한쪽에 옷을 같이 판매하면 좋을 거 같다.


가족들과 떨어져 지내는 건 좋은 방법이다.

27일 동안 홀로 있어보니 심심하고 지루하기도 했지만 매일 부딪히던 부모님과 떨어져 있으니 정신적으로 편안했다. 독립해야 할 나이에 부모님과 매 시간 함께 보내니 계속 부딪힐 수밖에 없는 거 같다. 

27일보다 더 긴 시간을 홀로 보내면 어떨지 잘 모르겠지만, 적당한 때에 독립을 하는 건 필요한 거니까. 


언제 간 찾아올 제주에서의 삶을 위해 서울살이를 이겨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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