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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제주를 보내며

by 소슬바람

2016년 10월 이 회사에 입사하고 처음으로 혼자 비행기를 타고 여행을 갔던 제주는 언제나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었다.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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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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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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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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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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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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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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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부터 7번 방문한 제주는 늘 내게 상냥했다. 제주를 마음의 고향이라 정한 건 하정우의 <걷는 사람, 하정우>라는 책을 읽고 나서다. 잠깐이라도 걸으면 허리가 아파서 많이 못 걷는 나는 걷기를 안 좋아했지만 하정우의 책을 읽고 걷기를 좋아하게 됐다. 무슨 소리냐 할 수 있겠지만, 나는 '남을 따라 하는 삶'을 살고 있었기에 하정우를 따라 하고 싶었다. 하정우처럼 걷고 하정우처럼 나만의 걷기 장소를 정하고 싶었다. 하정우는 하와이를 제2의 집이라 여긴다고 했다.


나를 편안하게 해 주고 내 몸과 마음을 돌볼 수 있는 곳. 그러니 어쩌면 내게 하와이에 가는 일은 여행이라기보다 귀가라고 말해야 정확할 것이다. 나는 항상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 그렇다면 집으로 돌아가서 무엇을 하느냐? 걷는다. 나는 더 제대로 걷기 위해 자꾸만 하와이에 가는지도 모른다.
<걷는 사람, 하정우 92p 중>


이 부분을 읽고 그래? 그럼 나는 어딜 나만의 걷기 장소를 어디로 정할까? 음.. 그래! 제주올레길이 있고 제주에 갈 때마다 마음이 편했으니 제주를 마음의 고향 그리고 나만의 걷기 장소로 정하기로 했다.


그래서 난 제주에 갈 때마다 2km 이내면 무조건 걷는다. 버스 타고 이동하면 금방 이동할 수 있지만 제주를 차 없이 이동해본 사람이라면 모두가 아는 사실. 제주에서는 버스 배차시간이 길기 때문에 한 번 놓치면 3~40분은 기다려야 한다. 기다리는 시간이 아까우니 난 버스를 기다릴 시간에 두 다리로 걸어가는 게 더 좋다.

두 다리로 걸어야 온전히 제주를 느낄 수 있으니까 말이다.


언제나 제주로 입도하겠다고 말했던 나는 27일을 살며 확실히 깨달은 게 있다.

나는 도시 체질이다.

구옥, 게스트하우스, 호텔에서 지내본 결과 깔끔하고 시설이 제대로 갖춰진 곳을 선호한다. 또한 벌레와 친해지기는 너무 어려우니 잔디가 깔린 곳에서 살기엔 많이 힘들 것 같다.

또한 병원에 자주 가야 하니 편의시설이 잘 갖춰진 곳에서 살아야 한다.


자영업을 한다면 서점과 빈티지 숍을 하면 된다.

자영업을 할 목돈이 없지만 만약 공공기관 취업에 실패한다면 자영업을 해야 하는데, 책을 내 취향대로 분류해 사람들에게 소개하고 빈티지 옷과 소품을 좋아하니 서점 한쪽에 옷을 같이 판매하면 좋을 거 같다.


가족들과 떨어져 지내는 건 좋은 방법이다.

27일 동안 홀로 있어보니 심심하고 지루하기도 했지만 매일 부딪히던 부모님과 떨어져 있으니 정신적으로 편안했다. 독립해야 할 나이에 부모님과 매 시간 함께 보내니 계속 부딪힐 수밖에 없는 거 같다.

27일보다 더 긴 시간을 홀로 보내면 어떨지 잘 모르겠지만, 적당한 때에 독립을 하는 건 필요한 거니까.


언제 간 찾아올 제주에서의 삶을 위해 서울살이를 이겨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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