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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슬바람 Aug 16. 2020

외면하느냐 받아들이느냐

LGBTQ

“LGBTQ”

이번 주제에 대해 글을 준비하면서 처음 들어보는 단어이기에 네이버에 검색했다.     


LGBTQ는 성소수자 중 레즈비언(Lesbian), 게이(Gay), 양성애자(Bisexual), 트랜스젠더(Transgender)를 합하여 부르는 단어다. 퀴어(Queer)나 레즈비 게이(lesbigay)에 비해 논쟁이 덜한 용어로 알려져 있다. [출처: 네이버 위키백과]     


  2000년 탤런트 홍석천은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밝혔고, 2001년엔 하리수가 자신은 트랜스젠더라고 밝혔다. 당시 내 나이는 고작 10살. 혼란스러웠고 당황스러웠다. 내 일상과 관련된 일은 아니었지만, 당연하게 생각해왔던 것들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2010년 방연한 <인생은 아름다워>라는 드라마에서 배우 송창의는 동성애자 연기를 했다. 당시 즐겨보던 드라마에서 성소수자를 그려낸 게 내겐 충격이었다. 왜 드라마에 저런 민감한 주제를 얘기하는지 이해하지 못하며 인상을 찌푸리고 드라마를 본 기억이 있다.      


  매체를 통해서 성소수자 얘기가 나와도 내 일상이 아니니 외면하면 끝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동창의 소식을 듣게 됐다. 알고 보니 성소수자였다는 것이다. 그렇게 내 일상으로 다가 온 일들은 어색하고 당황스러웠다. 죽어도 이해는 안 되는데 점점 일상에 가까워지고 있는 이 일들을 받아들여야 하는 건가 하고 말이다.      


  2019년 정말 즐겁게 봤던 빨간 머리 앤에서도 성소수자 얘기가 나온다. 앤의 친구인 콜은 자신의 성 정체성을 앤에게 말한다.      


콜 : 필립스 선생님도 같은데 그러고 싶지 않으신 거야
앤 : 그래서 언니랑 결혼하는 거고? 인생은 참 복잡하구나 또 한편으로 아주 단순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하고 그들과 함께하다. 
콜 : 나 같은 사람은 불법이야
앤 : 법이 잘못됐지.     


다이애나 : 여자 둘 이선 아이도 낳을 수 없어 말이 안 돼. 
앤 : 이렇게 아름다운 말들이 오가는데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어?
다이애나 : 비정상이잖아. 앤
콜 : 고모할머니께선 평생을 뭔가가 잘못됐다고 느끼며 사셨을 거야. 뭔가가 망가졌거나 부서졌거나 비정상이라고 그러던 어느 날 만난 사람이 그게 아니란 걸 깨닫게 해 줬어. 고모 할머님은 잘못된 게 없고 괜찮은 거라고 그러면 다행이라고 생각해야지. 


  앤은 콜이 자신에게 동성애자임을 고백해 준 것에 대해 고맙다고 말했으며, 오히려 법이 잘 못 된 것이라고 말했다.  

고모할머니가 레즈비언이라는 걸 알게 된 다이애나에게 평생을 비정상이라고 여기며 살다 자신을 가장 이해해 준 사람을 만나게 된 걸 다행이라고 여겨야 한다고 말하는 게 이해가 안 됐다.      


  내게 동성애는 불편한 얘기였다. 남자와 여자가 만나 사랑을 하고 결혼을 해서 가정을 꾸리는 것이 ‘당연한’ 얘기였다. 나뿐만 아니라 모두가 그렇게 교육받았다. 근데 온 국민이 보는 드라마에 ‘동성애’라는 키워드가 나오면서 동성애는 우리 가까이 있으며 이는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얘기하기 시작했다. 


  현재 2020년 성소수자의 얘기가 각종 매체에서 나오는 일은 정말 자연스러워졌다. 웹툰, 드라마, 영화, 소설 등 성소수자 얘기는 무조건 나온다. 이제 성소수자라고 밝히는 사람이 있다면 '아 그렇구나'하고 받아들이며 오히려 BL소설에 열광하는 사람들도 있다. 

자신을 드러내는 시대에 사람들은 자신의 성적 취향을 자연스럽게 드러내며 '뭐가 어때? 이게 나야.'하고 받아들인다. 

       

  기독교에서 동성애 반대 입장은 이렇다. 동성애를 죄라고 여기며 사회에 받아들여져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성서 주의적으로 동성애에 반대하는데, 이성애적 가족이야 말로 신이 창조한 것이며, 그렇게 때문에 동성결혼은 신의 뜻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나는 기독교를 종교로 갖고 있기에 당연히 동성애를 반대했다. 그런데 이젠 시대상을 반영해 어느 정도는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하는 것인지 아직 잘 모르겠다.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고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대상이 동성인데도 그것은 자연스러운 일인 것인가? 내겐 아직도 시간이 필요하며 '자연스러움'의 정의가 필요한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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