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한 편 사진 몇 장
한 편의 시를 읽고 떠오르는 인상(印象, image)를 찾아보는 여행,
'시 한 편 사진 몇 장' 시작합니다.
오늘의 시(詩)는, 성원근 시인의 <여백>입니다.
성원근
내가 가진 모든 것과
네가 가진 모든 것으로써
우리 만나지 못한다면
우리가 못 가진 그것으로 만나기로 할까.
내가 못 가진 그것
네가 못 가진 그것으로써
만난
우리가 텅 빈 듯 쓸쓸하다면
우리가 버렸던 그것을 함께 찾아 보기로 할까.
아서라,
그냥 남겨둘 것을.
그러고도 남겨둘 것은 있는 것을.
- 출처 <시요일 App> -
한 연, 한 행의 뜻보다도 제목 <여백>에 끌렸습니다.
사진이란 바로 그 <여백>의 미학이니까요.
짧은 여행을 했던 부산 '해운대' 풍경 속에서 '여백'을 찾아 보려 합니다.
(최근 개봉한 한국 영화 '발신제한'을 해운대와 부산에서 촬영했습니다)
4단계 거리 두기가 발효 되기 전, 해운대 바닷가 풍경입니다.
정오가 다 되었는데도 구름이 낮게 깔려서 빛이 죽었습니다.
그러나 그 덕에 하늘에 여백이 생긴 것 같네요.
시(詩)에서, 당신과 내가 모든 것을 갖고서도 만나지 못했다면,
못 가진 것으로 만날 수가 있을까요?
그냥 척 생각해도 답이 나오는 것 같은데요.
제가 너무 비관적인가요? 아니면, 시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일까요?
이 때는 장마철이었어요. 그래도 사람들로 꽉 차리라 예상하고 해수욕장 개장 준비 중이었는데요,
갑자기 사회적 거리 두기 4단계 시행으로 정말 '여백'이 생기겠네요.
'여백'이라 해서 다 좋은 건 아닌 것 같습니다.
동백섬 산책로를 따라 걸으며 해운대 앞바다의 '여백'을 찍어 봅니다.
시인(詩人)도 마지막 연에서 말하네요. 그냥 남겨두라고요.
<여백>이란 당연히 쓸쓸하겠지만, 그냥 남겨두면 되겠지요. 굳이 채우려 말고요.
저도 계속해서 '여백'을 촬영합니다.
마지막 사진은 '청사포'의 어느 카페의 '여백'입니다.
여행 중에 잠시 쉬어가는 것도 <여백>이지요.
남겨 두어도, 그러고도 남겨둘 것은 또 있으니
<여백>을 남겨두는 여행을 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방역 수칙 지키면서 '혼자'서는 언제든 국내 여행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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