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한 편 사진 몇 장
흐르던 강물이 얼고
어느 산속에서 얼음 꽃이 피는,
몇십 년만의 춥디 추운 계절입니다.
이런 날은 아무리 추워도
가스 등이 있는 어느 카페에서
노을빛을 바라보며
커피 한 잔 하면 좋겠는데요...
2021년 새해 1월임에도
아직은 코로나 19 바이러스 때문에
그런 여유를 즐길 수 없네요.
그 대신, 詩 한 편과 사진 몇 장은 어떨지요?
<빛은 어떻게 오는가>
- 얀 리처드슨 -
빛이 어떻게 오는지
나는 말할 수 없다.
내가 아는 것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오래되었다는 것.
우리에게 닿기 위해
놀라울 만큼 광대한 공간을 가로질러
여행해 왔다는 것.
나는 안다, 그 빛은
숨어 있는 것들을 찾아내는 일을
좋아한다는 걸,
잃어버린 것
잊어버린 것
혹은 위험에 처해 있거나
고통 속에 있는 것들을.
그 빛은 몸을 좋아하고
살을 향해 다가가는 걸 좋아하고
형태의 가장자리를
밝히는 걸 좋아한다.
눈을 통해
손을 통해
가슴을 통해
빛나는 걸 좋아한다.
빛이 어떻게 오는지
나는 말할 수 없다.
그러나 빛은 오고 있으며
언젠가는 오리라는 걸
나는 안다.
당신을 에워싸고 있는
가장 깊은 어둠 속으로
길을 내어 온다는 걸.
비록 오는 데 몇 세기가 걸리는 것
같아 보여도
혹은 당신이 예상하지 않았던
모습으로 도착할지 몰라도.
그래서 오늘
내가 그 빛을 향해
몸을 돌리게 되기를.
그 빛이 나를 찾을 수 있도록
내가 얼굴을 들게 되기를.
나를 열고,
더 많이 열게 되기를.
오고 있는
그 축복받은 빛에게.
- '마음 챙김의 시' 중에서, 수오 서재 간 -
그 빛이 어떻게 왔는지 모르지만
나를 찾아온 빛,
아니 제가 찾아 간 빛이 있었습니다.
강원도 고성, 바우지움조각미술관에서요.
바우지움(BAUZIUM) 조각미술관은
요즘 뜨는 핫한 미술관이라서
미술관 소개는 생략하겠습니다.
미술관 관련한 자세한 정보는
홈페이지를 참고하시면 좋겠어요
제가 미술관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2시경.
아직은 빛이 이쁘지 않을 때입니다.
1년 365일 언제나 오후 2시는 오지만
봄, 여름, 가을, 겨울 오후 2시마다
빛의 느낌은 모두 다르지요.
바우지움조각미술관에 입장하면
우선 근현대조각관으로 들어서게 되는데요
솔직히 저는 조각 작품 감상을 잘 못하는 편이라서
조각 작품보다는 그것을 전시해 놓은 공간의
'빛'만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오후 2시의 빛은 별로 안 예뻐요.
제 앞에 오기까지
비록 몇 세기를 거쳐 왔다 하더라도요.
우리나라 근현대 조각관을 지나면
바우지움조각미술관 관장이신
김명숙 작가님의 조형관에 들어서는데요,
중정이 참 예쁜 곳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예상했던 빛은 아니더라도
이곳 역시 빛이 잘 들어오네요.
조각관 밖에 있는 소나무 정원도 참 좋아요.
저 소나무들은 해송(海松)이라 하네요.
근처 고성 바닷가에서 데려왔나 봐요.
(저의 추측입니다)
태양은 동쪽인 근현대전시관 위로 떠서
서쪽인 소나무 정원 뒤편으로 떨어지기에
해를 등지고 정원을 바라보면
빛이 떨어지는 공간이 참 예쁘다는 걸 알게 됩니다.
바우지움조각미술관에는
테라코타 체험관도 있는데요
코로나 19 바이러스 때문인지
체험 실습장을 열어 놓지 않아서
그 내부는 촬영할 수 없었습니다.
A관 우리나라 근현대조각관,
B관 조각가 김명숙 조형관,
테라코타 체험관 및 정원까지 둘러보면
대략 1시간 30분 남짓한 시간이 지나갑니다.
겨울철의 해는 오후 5시면 지니까
오후 4시 30분부터는 빛이 더욱 예뻐집니다.
그 빛은 형태의 가장자리를 밝히는 걸 좋아하지요.
그래서 다시 김명숙 조형관과
물의 정원으로 되돌아 갑니다.
그 새 빛은 달라졌습니다.
겨울철 오후 4시의 빛은 공간을 감싸 안고
조각 작품의 형태의 가장자리를 밝혀 주며
여행자의 눈을 통해, 가슴을 통해 빛납니다.
바우지움조각미술관 밖으로 나오면
'아트스페이스'와 '카페 바우'가 있습니다.
기획 전시실에서 전시 중인 작품을 보고요
카페 바우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십니다.
이곳 또한 빛이 가득 들어찼습니다.
빛은 카페에 닿기 위해 광대한 공간을 가로질러,
소나무 정원과 물의 정원,
테라코타 정원을 가로질러
이곳까지 여행해 왔네요.
조각 작품을 잘 이해하지 못해도
코로나 19 바이러스 때문에
4인 이상 모이지 못해도
한 번쯤은 강원도 고성에 있는
바우지움조각미술관에 가 보시면 좋겠습니다.
이왕이면 어느 겨울, 해 질 무렵에
빛을 향해 몸을 돌려 보시길요.
나를 열고, 더 많이 여시 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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